정경심 사건과 공판 중심 보도의 문제점

조국-정경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보도가 한창 이어질 때 저널리즘 전문가를 자처하는 여러 사람이 ‘공판중심보도’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다. 모 공영방송사 간부는 취임 일성으로 ‘공판중심보도’를 내세우기도 했다. ‘공판중심주의’를 흉내 낸 성의 없는 개념어처럼 보이긴 했지만, 검찰 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졌던 공판 과정에 대한 보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건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이후 … Continue reading “정경심 사건과 공판 중심 보도의 문제점”

문창극을 생각한다.

변창흠과 이용구 같은 사람들의 처신을 보면서 차라리 안대희, 문창극이 나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감한다. 특히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와 관련해 나에게는 잊기 힘든 기억이 있다. 6년 전, 나는 정치부 국회 출입 기자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직후 나는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예정돼 있을 때 후보자를 … Continue reading “문창극을 생각한다.”

너무 많이 틀린 글

너무 틀린 곳이 많아서 하나하나 지적하기도 힘든 글. 다만 이 글이 이미 인터넷에 올라온 지 이틀 이상 지났으니, 이 글이 끼친 사회적 해악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쓴 글을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음. 56문단으로 이해하는 검찰과 청와대의 전쟁 (feat 추미애-윤석열-조국) (2020년 12월 18일, 주간 이승환 ) https://maily.so/swanlee/posts/cb8198?fbclid=IwAR2aYqxpSpEpa9tGsoHkwvSqH5_58YSr3-YT7R9Ppo6V9v7d9ox9uFziNbg 나는 ‘가짜뉴스’라는 용어를 어느 시점부터는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음. 하지만 이런 … Continue reading “너무 많이 틀린 글”

기준 따윈 중요하지 않은 세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내용을 보도하는 건 누누이 말씀드렸던 것처럼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도 여러 차례 관련된 기사를 썼습니다. 제가 쓴 기사도 있고요. 하지만 정권과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검찰발 보도를 놓고는 신랄하게 비난하며 신중한 태도를 강조하던 분들이 이런 보도에 대해선 아무 문제 의식을 못느낀다면 모순 아닐까요? 더구나 … Continue reading “기준 따윈 중요하지 않은 세상”

일관성과 용기 (기자협회보 칼럼)

검찰 수사 관련 보도에 이어 요즘에는 재판 보도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자협회보에 제가 기고한 칼럼입니다. 지면에는 조금 축약한 글이 실렸고, 온라인에는 줄이지 않은 원문이 그대로 올라갔습니다. 링크 공유합니다. 칼럼의 마지막 부분을 이 곳에 옮깁니다. 재판에 개입한 임성근 부장판사의 무죄 주장이 법리적 관점에서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었듯이, 조국 전 장관 측 주장 역시 … Continue reading “일관성과 용기 (기자협회보 칼럼)”

PD수첩이 법조브로커 기자를 공개하지 않으면…

** 이 글은 PD수첩 한학수 PD 페이스북에도 남겼습니다. PD수첩은 지난해 12월 3일 [검찰기자단] 편을 방송하면서 검찰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구성한 출입기자단 제도가 검찰과 언론 사이의 부당한 거래의 온상이 되며, 검찰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검찰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해 검찰 시각에 입각한 보도를 하거나 검찰에 불리한 사실을 은폐하게 되는 구조적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검찰 담당 기자들이 조국 전 장관에 … Continue reading “PD수첩이 법조브로커 기자를 공개하지 않으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악어새?!

제가 장담할 수 있는 건 PD수첩이 [검찰기자단] 편에서 저지른 것 같은 팩트 왜곡을 ‘법조기자단’ 소속 기자가 조국 전 장관 관련 보도 과정에서 범했다면 반드시 인사 조치를 당했을 거란 점입니다. 어떤 왜곡이냐고요? 1) 대검 대변인실 직원과 인터뷰해놓고 대검 대변인 인터뷰라고 허위 사실 방송 -> 조국 전 장관 변호사 사무실 직원과 통화해놓고 조국 전 장관 변호인과 통화했다고 … Continue reading “부끄러움을 모르는 악어새?!”

기본이 안 된 기자들과 청와대 前 행정관의 말바꾸기

어제(9일) 제가 보도한 [“靑 행정관이 막았다”…라임 의혹 녹음 파일 확보] 기사에 대해 몇 몇 기자들이 검찰의 언론플레이 또는 검찰발 보도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MBC [스트레이트]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와 관련된 의혹을 다루는데, 이 건에 대한 관심을 물타기하기 위해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고 저는 검찰의 의도대로 보도한 기자라는 뜻이죠. ▶ [단독] “靑 행정관이 막았다”…라임 의혹 녹음파일 확보 … Continue reading “기본이 안 된 기자들과 청와대 前 행정관의 말바꾸기”

언론비판과 언론혐오의 구분

조금 전 한겨레가 좋은 인터뷰 기사에 엉뚱해 보이는 제목을 붙인 점을 지적하며 언론혐오를 부추기는 것이 왜 위험한지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후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같은 기사를 두고 원래 기사를 작성한 매체인 한겨레21의 홈페이지와 이 기사를 이틀 뒤 다시 전재한 한겨레 홈페이지에 달린 기사 제목이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 사회안전소통센터장 “마스크 대란 원인은 ‘위험소통’ 실패 (한겨레21 / … Continue reading “언론비판과 언론혐오의 구분”

전지적 검찰 시점과 불가지론 사이에서

‘조국 사태’를 거치며 고민해온 문제에 대해 [기자협회보]에 짧은 칼럼을 썼습니다. (기자협회보 지면에는 온라인 칼럼보다 약간 축약된 글이 실렸습니다.) ※ 기자협회보 칼럼 원문 링크: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7185&fbclid=IwAR2W8FcuSSzxo8sdFYBDB7J7W5XO62ssNK0ac8qg34RfZZrTT6V8JZt6axs ‘조국 사태’ 이후 한국 저널리즘과 관련된 여러 질문이 공론장에 제기됐다. 그 중에서도 법조 담당 기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을 안긴 문제는 ‘수사 중인 사건 관련 기사를 어떤 관점에서 보도할 것인지’이다. 지난해 12월 … Continue reading “전지적 검찰 시점과 불가지론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