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판사]의 문장들

오랜만에 비가 내리지 않던 밤에 [혼밥판사]를 읽었다. 정재민 (Jaemin Choung) 작가가 월간지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서 펴낸 에세이집이다. 판사 시절의 경험을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풀어놓은 글이지만, 이 책에서 정말 빛나는 대목은 법에 대한 것도 음식에 대한 것도 아니다. 작가의 말대로 “음식이라는 소재를 빌려 사람들과 삶과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글”이기 때문이다.소화가 쉬운 음식처럼 술술 넘어가는 … Continue reading “[혼밥판사]의 문장들”

나카지마 아쓰시 “산월기”

  나카지마 아쓰시의 <산월기>를 읽었다. 33살에 세상을 떠난 작가의 짧은 소설들을 모은 책이다. 모든 작품이 주인공의 파멸로 마무리된다. 타협을 수치라고 생각하는 소심하고 사실은 거만한 남자들의 이야기다. 읽는 것도 고통스러울만큼 비참하게 파멸하는 주인공들의 행동이 납득할만하다고 여겨진다면 내가 이상한 것인가, 아니면 작가가 의도한 것인가. 원래 편치 않던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 책. (** 2017년 1월 25일 페이스북에 … Continue reading “나카지마 아쓰시 “산월기””

스티븐 킹 ‘미스터 메르세데스’

스티븐 킹은 대중소설가다.’메르세데스 킬러’는 그가 처음으로 쓴 탐정소설이다.익숙하지 않은 장르이기 때문인지 흥행을위한 장치가 평소보다 노골적으로 배치됐다.금융위기이후 대량 실업, 익명 데이트 사이트를 통한범죄 같은 낯익은 시대 배경이 펼쳐진다. 주독자층인 40대 이상 남성을 위한 성적 판타지도 조금은 작위적으로 묘사된다.은퇴한 백인 형사를 돕는 영리하고, 잘생기고,백인 같이 행동하는 흑인 소년은 오바마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도 이야기 풀어가는 솜씨가 워낙 … Continue reading “스티븐 킹 ‘미스터 메르세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