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수주의자들에게 있어서, 바렛은 연방대법원을 위한 자질의 ‘완벽한 조합’을 가지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에게 있어서, 바렛은 연방대법원을 위한 자질의 ‘완벽한 조합’을 가지고 있다.

– 에이미 코니 바렛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간주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디아스 기자, 아담 립탁 기자 / 2020년 9월 20일

기사 원문 주소

https://www.nytimes.com/2020/09/20/us/politics/supreme-court-barrett.html?action=click&module=Top%20Stories&pgtype=Homepage

2년 전, 브렛 M. 캐버노를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한 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에 있을 공석에 대한 선택은 이보다 1년 전에 연방항소법원에 지명했던 전직 법학 교수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암시했다: 에이니 코니 바렛 판사 말이다.

이제 항소법원에서 3년 동안 일한 바렛 판사는 –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 금요일에 사망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간주되고 있다. 만약 바렛 판사가 지명되고 인준된다면, 그녀는 법정 경험이 가장 적은 현직 연방대법관이 되겠지만, 보수적 기독교인들과 낙태 반대 운동가들이 보기에는 홈런에 해당하는 연방대법관이 될 것이다.

“그녀는 영민한 법률가와 현직 여성 연방대법관들의 견해와 잠재적으로 반대되는 논의를 법정으로 가져올 여성의 완벽한 조합입니다.” 낙태를 반대하는 정치적 그룹인 수잔 B. 앤서니 리스트 Susan B. Anthony List 의  회장이자 트럼프 씨의 유력 후보군(short list) 전체를 칭찬한 적이 있는  마저리 다낸펠서가 말했다.

트럼프 씨가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을 대체할 인물로 “저축”했다고 지난해 말한 것으로 보도된 판사의 지명은 나라 전체를 낙태할 권리의 미래에 대한 씁쓸하고도 결정적인 논쟁으로 끌고 들어갈 것이고, 바렛 판사가 이러한 권리의 명백한 지지자였던 대법관의 후임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논쟁은 더욱 첨예할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 씨가 대통령으로서 전혀 주저하지 않았던 논쟁으로서, 그는 법관 임명과 보수주의자들의 환심을 사려는 노력을 통해 이를 반복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진보적 그룹들은 바렛 판사에 대해 2년 동안 경고음을 울려왔는데 이는 그녀가 낙태와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에이미 코니 바렛은 도널드 트럼프의 두 가지 주요한 리트머스 테스트를 충족합니다: 건강보험개혁법을 무효화하고 수백만 명으로부터 건강보험을 빼앗아갈 것이라는 점과 재생산에 대한 여성의 자유를 훼손할 것이라는 점을 그녀는 분명히 했습니다.” 진보적 그룹인  정의를 위한 동맹(Alliance for Justice)의 회장인 난 에이런이 말햇다.

그러나 몇몇 백악관 관리들은 바렛 판사의 입장이 민주당원들뿐만 아니라 좀 더 주류적인 선택을 선호하는 교외에 거주하는 여성들과 독립적 유권자들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데, 바렛 판사를 지명하는 것은 주류적이라고 하기는 힘들기 떼문이다. 트럼프 씨와 그의 조언자들은 다른 후보를 선택했을 경우 이런 유권자들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와  바렛 판사의 낙태에 대한 기록을 회피할 경우 지지기반을 소외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비교해서 따져봐야 할 것이다.

보수적 판사들의 세계에서, 그녀는 특별히 탄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바렛 판사는 22년 전 앤서니 스칼리아 연방대법관의 로클럭을 시작했고, 그녀의 동료 로클럭들은 그녀가 스칼리아 대법관이 가장 좋아했던 로클럭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녀는 노틀담 로스쿨 Nortre Dame law school 을 최우수 성적(summa cum laude)으로 졸업했고 2002년에 교수진에 합류했는데, 법리적 전제에 언제나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빈틈 없는 학자이자 법률가라는 것은 틀림 없다는 찬사를 동료들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바렛 판사를 전국의 보수주의자들이 특별히 사랑하는 것은 그녀의 개인적 자질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의 종교적 신념은 낙태 반대(pro-life)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신념에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랜 멘토이자 그녀와 마찬가지로 로마 가톨릭 신도인 미네소타 연방 지방법원 판사 패트릭 J. 쉴츠가 말했다. “우리가 종교적 사안으로서 믿는 것에 대한 질문은 작성된 서류가 말하는 것이라고 우리가 믿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바렛 판사와 연방검사 출신으로 지금은 민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편 제시 바렛에게는 아이가 7명 있는데, 모두 20살 미만이고 이 중에는 아이티에서 입양한 아이 2명과 아침에 그녀가 윗 층에서 업고 내려오는 다운 증후군 아이가 1명 있다. 바렛 판사가 말하기를, 태아 검사에서 아들의 다운 증후군을 진단받았는데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바렛 판사는 아이들의 초등학교에서 자원봉사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48세인 그녀는 아마도 가장 젊은 대법관이 될 것이고, 미국 법의 한 세대를 규정할 태세를 갖추게 될 것이다.

그녀는 인디애나주 사우스 밴드에 사는데, 중서부의 많은 작은 대학 도시들처럼 문화적으로 유대가 긴밀한 동네다. 바렛 부부는 노틀담 대학의 테일게이트 파티와 풋볼 경기에 자주 참석한다. 바렛 판사와 이 대학 교수진 구성원들은 크로스핏 타입의 프로그램으로 함께 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끔은 전직 학장도 함께 한다.

바렛 부부의 오랜 친구이자 역시 아이들을 입양한 노틀담 로스쿨 교수 카터 스니드는 이 로스쿨 학부 교수진 중 적어도 네 가정이 아이들을 입양했다고 말했다. “그들의 가족은 근본적으로 너그럽고 친절합니다.” 그가 말했다.

바렛 판사는 2017년에 종교적 보수주의 풀뿌리 운동가 사이에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었는데, 당시 민주당 입법자들은 제7 연방 순회 법원 인준 청문회에서 그녀의 공적인 발언과 가톨릭 신앙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당신에게는 당신의 종교적 신념이 우선해야 한다는 믿음에 대한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출신 민주당원인 다이앤 페인스틴 상원의원이 그녀에게 말했다. “이 도그마는 당신 안에서 분명하게 살아있습니다.”

“이 도그마는 당신 안에서 분명하게 살아 있습니다.”라는 표현은 가톨릭 그룹의 머그잔과 티셔츠에 새겨졌는데, 자부심과 우파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반가톨릭적 편견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거부의 상징이었다.

작고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독교 그룹인 찬송의 사람들(People of Praise)과 바렛 판사의 관련성 역시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이 그룹의 멤버라는 내용의 2017년 보고서가 나온 후 관심을 끌었다. 이 그룹은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된 가톨릭 성령 쇄신 운동에서 파생되었고, 방언(方言), 예언에 대한 믿음 그리고 신의 힘에 의한 치유 같은 펜테스코트 파의 방식을 받아들였다.

동료들은 그녀를 스칼리아 대법관과 같은 문언주의자(textualist)로 묘사한다: 이는 법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입법자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대비된다. 그리고 그들은 그녀가 원전주의자(originalist)라고도 이야기하는데, 헌법 초안을 작성하고 비준한 사람들이 이해했던 바에 따라 헌법을 해석하는 판사를 뜻한다.

“케네디 대법관은 오버게펠 같은 사건에서 헌법에 무언가를 덧붙이려는 의지를 보여줬는데, 예를 들어 스칼리아 대법관을 그러지 않았을 것입니다.”  동성결혼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확립한 2015년 결정을 언급하면서, 바렛 판사를 로스쿨에서 가르쳤던 미국 가톨릭 대학교(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의 총장 존 가비가 말했다. “제 추측으로는 바렛 판사는 사법의 역할이 그정도로 많은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7년 그녀가 항소법원에 합류하기 전에 쓴  로 리뷰 기고문에서, 바렛 판사는 건강보험개혁법의 핵심 조항을 유지한 존 G. 로버츠 대법원장의 2012년 의견에 대해 비판하며, 그가 문언주의의 명령을 배신했다고 말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법령을 유지하기 위해서 건강보험개혁법을 법령의 타당한 의미 너머로 밀어 부쳤다.” 그녀는 썼다.

그 법정(=연방대법원)은 그 법률의 운명에 대한 변론을 11월에 다시 청취할 것이고, 바렛 판사의 기고문은 그녀가 그 법률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동정적인 설명 기회를 부여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낙태에 대한 그녀의 사법적 철학은 개인적 그리고 법적인 이유로 이미 가장 많은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2016년에 잭슨빌 대학에서 있었던 대화에서, 바렛 판사는 로 vs 웨이드 판결의 핵심적 자산은 여성에게 낙태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미래에도 아마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각 주(州)가 낙태를 어떻게 규제하느냐는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아주 늦은 시기에 낙태를 할 수 있는지, 병원에 얼마나 많은 규제들이 부과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말했다.

2017년에 있었던 그녀의 인준 청문회에서, 바렛 판사는 항소법원 판사로서 연방대법원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발언했다.

“만약 로 vs 웨이드 사건이 처음으로 법원으로 왔다면 그녀는 아마 헌법에는 이와 관련된 어떠한 것도 없고, 낙태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원한다면 사람들이 헌법에 그것을 더할 수 있지만, 그 권리는 헌법에 없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나는 추측합니다.” 가비 씨가 말했다 “그것은 이제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낙태에 대한 45년이나 된 법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항소법원에서의 작업을 보면, 바렛 판사가 낙태권에 대한 폭 넓은 해석을 경계해온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 그녀는 성별이나 태아의 장애만을 이유로 한 낙태를 금지하는 인디애나 주(州) 법률을 위헌으로 판단한 결정에 대한 회의론을 표출한 반대의견에 가담했다. 항소법원의 3인 재판부는 – 바렛 판사는 포함되지 않은 재판부 – 연방대법원의 선례와 충돌한다며 법률의 폐기를 결정했다.

그 주(州)가 제7연방순회항소법원 전원 재판부의 재심리를 구하지 않았지만, 프랭크 이스트브룩 판사는 바렛 판사 그리고 다른 2명의 동료와 함께, 그 법률의 다른 조항에 대한 전원 재판부 재심리 기각에 대한 반대의견을 통해 그 법률에 대해 언급했다. “이 법원의 낙태에 대한 결정 중 어떤 것도 성별, 인종, 그리고 아이의 다른 속성을 선택하기 위해 고안된 낙태를 방지하는 데에 주(州)들의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지 않았다.”

바렛 판사는 지난해 낙태에 대한 두 번째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의 선례를 따랐는데, 항의하는 사람들과 상담가들이 반대하더라도 여성이 낙태 클리닉에 들아갈 수 있도록 보호하는 시카고 법률을 유지하는 쪽에 투표한 것이다. 그 법률은 2000년에 힐 vs 콜로라도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이 유지시켰던 법과 거의 동일한 것이었다.

다이앤 S. 사이키 판사가 쓰고 바렛 판사가 가담한 제7연방순회항소법원의 의견은 수정헌법 제1조 하에서의 시카고 법률의 합헌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사이키 판사는 설사 후일의 결정이 선례를 약화시키더라도 항소법원 판사는 연방대법원의 선례를 무시할 자유가 없다고 말했다. “원고가 독촉하는 길은 우리의 위계적인 시스템에서는 우리에게 열려 있지 않다.”라고 그녀는 썼다.

이것은 사법적 위계의 더 높은 단계에서는 다른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방대법원 말이다.

법학자들은 항소법원에서의 바렛 판사의 의견들은 촘촘하게 논증되었고, 화려하지 않은 사법적 장인정신(craftsmanship)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보수주의는 특정한 정책적 결과에 대한 기여가 아니라 방법적 그리고 법리적 기여에 드러나 있습니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법학 교수인 조나단 H. 애들러가 말했다 “한 명의 학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판사로서, 그녀는 인기가 있든 없든 올바른 답을 구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한 사상가라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바렛 판사는 보수적이고 자유지상주의적인 법조인 모임인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 Federalist Society 의 멤버다. 그녀는 게이 커플을 위한 결혼 케이크를 만드는 것을 거부한 콜로라도의 제빵업자를 포함해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을 연방대법원에서 성공적으로 대리한 기독교계 로펌인 자유수호동맹(Alliance Defending Freedom)이 운영하는 기독교인 법대생 교육 프로그램인 블랙스톤 리걸 펠로우십 Blackstone Legal Fellowship 에서 연설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바렛 판사를 아는 사람들은 그녀의 글은 이데올로기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노틀담 로스쿨 교수진 구성원 전원은 그녀가 상고 담당 법원으로 영전하는 것을 지지했는데, 그들의 정치적 신조가 서로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그녀의 학생이었던 인물 중 한 명은 수업할 때 바렛 씨가 가톨릭이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노틀담의 다른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기도나 성호긋기로 수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 둘 다 일종의 중도우파적 인물입니다.” 2011년에 그녀와 함께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가르쳤고 지금은 워싱턴에 있는 아놀드&포터 Arnold & Porter 에서 연방대법원 변론팀의 수장을 맡고 있는 존 P. 엘우드가 말했다. “그녀는 그걸 소매 위에 두르고 있지 않아요.”

바렛 판사는 이미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미국 정부에서 보고 싶어 하는 종류의 문화적 영향력의 상징이 되었다: 더 상위의 권능을 구하는 리더십말이다. 그녀가 올해의 교수로 선정된 세 번 중 한 번이었던 2006년에, 그녀는 노틀담 법대 학생들에게 학위수여식 연설을 했다.

“만약 당신이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법률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란 점을 유념할 수 있다면”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진실로 다른 종류의 법률가가 될 것입니다.”

To Conservatives, Barrett Has ‘Perfect Combination’ of Attributes for Supreme Court

Judge Amy Coney Barrett is regarded as the leading contender to replace Justice Ruth Bader Ginsburg.

By Elizabeth Dias and Adam Liptak

Published Sept. 20, 2020
Updated Sept. 21, 2020, 8:20 a.m. ET

[NYT] 보수주의자들에게 있어서, 바렛은 연방대법원을 위한 자질의 ‘완벽한 조합’을 가지고 있다.

무릎이 아프면 전화를 못 하나? – 추미애 아들의 경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어젯밤(13일)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와 관련해서 1차 병가의 마지막 날인 2017년 6월 14일에 벌어진 일만 놓고 봐도 형사처벌 여부를 떠나 특혜 정황은 명백해 보인다는 글을 썼다.

요즘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해도 택도 없는 꼬투리를 잡아서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서, 빈틈 없이 쓰려다 보니 길이가 길어졌다. 그런데, 상세하게 논증하면 또 길어서 못 알아듣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어제 쓴 글의 내용을 간명하게 정리해보겠다.

  1. 추미애 장관 아들은 무릎이 아팠지, 입이나, 목이나, 머리가 아픈 건 아니었다

-> 2. 따라서, 추미애 장관 아들은 집에서 쉬면서 얼마든지 병가 연장 요청을 직접 할 수 있었다. 전화는 무릎으로 하는 게 아니니까.

-> 3. 그런데 당시 상황을 복기한 국방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추미애 아들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관리자인 지원반장에게 직접 전화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4. 대신 여당 대표였던 어머니 추 장관 또는 추 장관의 남편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해 병가 연장 여부에 대해서 물었다

-> 5. 당시 20대 중반이었던 추 장관의 아들은 미성년자가 아니었다. 휴가 신청은 본인이 부대 관리자에게 직접 해야 하는 일이란 점을 모를 수 없었다.

-> 6. 또한 본인 대신 집권여당 대표인 어머니 또는 그 남편인 아버지가 군 측에 전화할 경우, 이를 군 측에서 매우 특별한 사정으로 인식할 것이란 점을 추 장관 아들과 추 장관 모두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 7. 실제로 추 장관 부부 중 1명이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관리자(지원반장)는 추 장관 아들인 서 일병 측에 ‘다음부터는 직접 했으면 좋겠다.’라는 뜻을 전달했다.

-> 8. 게다가, 추 장관 부부 중 1명이 아들 대신 국방부에 전화해 병가 신청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날, 추 장관의 보좌관 도 상급 부대 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병가 연장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

(추가) 오늘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추 장관의 당시 보좌관은 14일 이후에도 2차례 더 전화를 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다음부터는 직접 했으면 좋겠다’는 해당 부대 관리자의 “당부”를 무시한 것이다.

-> 9. 당사자인 성인 자녀 대신 부모가 휴가 연장에 대해 문의하는 것은 군대 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조차 극히 드문 일이다.

-> 10. ‘그럼 추 장관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를 해야지 어디에 하냐?’ ‘압력이 아니라 미담아니냐’라는 말은 그래서 뻔뻔한 변명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본인이 직접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추 장관 아들은 무릎이 아팠던 것이고, 전화통화는 무릎이 아니라 입으로 한다. 엄마나 엄마의 보좌관이 군에 전화를 할 경우 받아들이는 쪽에서 특별하게 인식할 거라는 걸 모를 정도로 추 장관 아들이 바보는 아니었을 것이다.

-> 11. 당연히 자녀가 해야 할 일을 해당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부모나 부모의 측근이 대신할 경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압력’이나 ‘특혜’라는 기준으로 일관되게 비판해왔다.

-> 12. 형사처벌 유무를 가지고 특혜가 아니라고 우기거나, 검찰 수사를 지켜본 후 이야기하자고 하는 것은 모두 ‘엄마 찬스’나 ‘특혜’라는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추 장관의 인사 청문회 위증 논란은 그럼에도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 13. 위 12가지 포인트를 통해 드러낸 6월 14일의 상황만 놓고 보자면,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때 부적절했다고 사과하고 넘어갔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보좌관이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국회에서 허위 발언을 하고, 비판하는 야당 의원에게 “소설 쓰시네”라고 천박한 말을 내뱉고,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에 대해선 “검언유착”이라는 뚱딴지 같은 비난을 하고, 밑도 끝도 없이 “검찰개혁”을 끌어다 자기 보호 수단으로 써먹은 추미애 장관이 일을 스스로 키웠다.

요약하자. 추미애 장관 아들이나 장관 본인이 바보가 아니라면 당사자인 자녀 대신 권력자인 부모와 부모의 측근이 휴가에 대해 군에 문의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를 수 없었다. 그런데도 거친 표현과 허위 발언으로 사건을 덮으려고 해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검찰개혁을 희화화한 책임도 크다. 물론 이렇게 써도 알아들을 것 같지는 않다.

무릎이 아프면 전화를 못 하나? – 추미애 아들의 경우

정의(正義)의 재정의(再定義)

국회 법제사법위워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오늘(3일) 아침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검찰은 중립성을 지켜야지, 독립성을 지켜야 할 조직은 아닙니다. 독립성은 사법부 그러니까 법원의 독립성을 이야기하는 것이고요. 준사법기관이라서 검찰도 독립성을 가져야 된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과도한 이야기고요.”라고 말했다.

검찰의 중립성과 달리 독립성은 지켜야 할 가치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간 검찰개혁의 역사에서 검찰의 독립성이 중요한 가치로 부각된 적이 없다는 것처럼도 해석된다.

과연 그럴까? 검찰청법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자.

2004년에 1월 10일에 시행된 개정 검찰청법에는 검찰총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의 직급을 일원하하는 개혁안이 반영됐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남아 있는 공식적인 법률 “개정이유”에는 “검사의 직무상 독립성 및 중립성 보장을 제고하기 위하여”라고 적혀 있다. 2004년은 노무현 정부 때다.

2012년 1월 1일에 시행된 검찰청법 개정안의 개정이유를 살펴보자. “검찰의 독립성 및 중립성을 강화하고”라고 제일 첫 머리에 적혀있다.

3년 전인 2017년 3월 14일에 시행된 검찰청법 개정안의 개정이유는 이렇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발의한 사람은 고 노회찬 전 의원과 이용주 전 의원이다.

윤호중 의원의 생각과는 달리 검찰의 독립성은 검찰개혁 핵심으로 중립성과 함께 항상 강조되어왔던 가치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정치 권력으로부터 일정한 독립성을 가지지 못하는 준사법기관이 중립성을 지키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준사법기관 또는 권력기관의 독립성이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면, 윤호중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물론 공수처의 거의 무제한적인 독립성 역시 민주적 통제의 부재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현행 검찰청법 8조에서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다’라는 규정은 민주적 통제와 검찰의 독립성 보장의 중간 지점을 찾으려는 입법장의 노력으로 보인다. 다만 이것이 검찰의 독립성을 무시하라는 조항은 아니다. 민주적 통제와 독립성 보장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이 입법취지에 가깝다.)

과거에는 개혁적 가치로 인식되었던 것들이 통치와 권력 유지에 방해가 되기 시작하자 원래부터 개혁적 의제가 아니었다는 듯이 갑자기 말을 바꾸는 장면. 얼마 전부터 지겹도록 지켜본 상황이다. 우리 편에 불리한 정의(正義)를 재정의(再定義)해서 우리 편의 불의(不義)를 정의(正義)로 포장하는 일이 너무나 자주 반복되고 있다. 말과 글을 도구로 다루고 옳고 그름에 대해서 생각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

[참고]

검찰청법
[시행 2017. 3. 14.] [법률 제14582호, 2017. 3. 14., 일부개정]
【제정·개정이유】

[일부개정]
◇ 개정이유 및 주요내용
현행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검사에게 부과된 정치적 중립의무 이행방안의 하나로써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되거나 대통령비서실의 직위를 겸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음.
그러나 검사의 직을 사직한 다음 대통령비서실에 근무하고 차후 다시 검사로 임용하는 편법적 관행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
이와 같은 편법적인 검사의 대통령비서실 파견을 방지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 대통령비서실 퇴직 후 검사 임용과 검사 퇴직 후 대통령비서실 임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바, 검사 임용 결격사유에 대통령비서실 소속의 공무원으로서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추가하고, 검사로서 퇴직 후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대통령비서실 직위 임용을 금지하려는 것임.


검찰청법
[시행 2012. 1. 1.] [법률 제10858호, 2011. 7. 18., 일부개정]
【제정·개정이유】

[일부개정]
◇ 개정이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제청할 때에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도록 하고, 현재 대통령령으로 규정되어 있는 검찰인사위원회의 구성ㆍ운영 및 심의사항을 법률로 정하는 한편, 사법경찰관리로 하여금 검사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하는 조항을 삭제하여 검찰과 경찰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것임.


검찰청법
[시행 2004. 1. 20.] [법률 제7078호, 2004. 1. 20., 일부개정]
【제정·개정이유】

[일부개정]
◇개정이유
검사의 직무상 독립성 및 중립성 보장을 제고하기 위하여 검찰총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의 직급을 검사로 일원화하는 한편, 이로 인하여 초래될 수 있는 검찰조직의 노령화나 일부 검사들의 무사안일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검사적격심사제도를 도입하고,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의 원칙을 삭제하는 대신에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대한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명문화하며, 검찰인사가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검찰인사위원회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변경하는 등 현행제도의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임.

정의(正義)의 재정의(再定義)

2020년 4월 22일 김칠준 변호사 브리핑 전문

2020년 4월 22일 정경심 교수에 대한 공판 직후 정 교수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가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 내용 전문.

질문은 모두 SBS 임찬종 기자가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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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칠준 변호사
오늘은 공주대 건과 관련해서 당시 지도교수와 석사 학위 논문을 썼던 두 분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핵심적인 다툼은 체험활동확인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이냐 아니냐 였었고, 그 동안 검찰은 그 내용이 다 허위다, 우리 변호인 측은 이게 고등학생이고 고등학생의 체험활동확인서다. 따라서 이게 전문가의 활동 내역을 기재한 것이 아니고 따라서 얼만큼 현장에서 실제 체험을 했고 실제 그런 것들 경험했었느냐가 관점인데 여기 담당교수였던 분은 독서를 하게 하고 구피나 선인장 장미 같은 걸 직접 생육하게 해서 그거에 대해서 보고서를 쓰게 하고 나중에 홍조와 관련해서는 뭐 허드렛일이라고 하지는 하지만 직접 옆에서 도와줬던 것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체험활동확인서를 작성해줬다는 것이 증언의 요지였습니다.

내용이 비록 과장된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이것이 고등학생의 체험활동 확인서고 이것을 보는 사람도 그것을 전제로 해서 읽을 것이기 때문에 관례적인 표현으로써 사용했는데 좀 더 엄밀하게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쓰지 못했던 건 아쉬움이다라는 게 오늘 주된 요지였습니다.

오전에 나왔던 분은 그 분은 직접 조민과 함께 했던 분 중 하나로서 배양할 때 같이 했던 건 부분적으로 있었다. 전혀 아닌 건 아니다. 다만 언제부터 언제까지 했었는지 그리고 며칠정도 나왔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서로 논쟁이 오고갔고 적어도 오늘 증인 신문을 통해서 그 방학동안에 며칠 왔었고 그 이전에도 지도교수와 만났었다 몇 차례 만난 건 분명하다. 왔었던 건 분명하다는 점은 충분히 확인이 되었던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사전에 책을 주면서 [주라기 파크]나 [이기적 유전자] 같은 생물학을 하는데 꼭 필요한 기본적인 서적에 대해서는 사전에 주고 그 독후감을 쓰도록 한다든가 생물들을 생육하게 체험을 하게 했던 건, 이런 것들은 수사기록에서도 이미 다 나왔었지만 직접 나와서 확인 받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검찰에서 나왔던 메모들을 근거로 해서 조민과 지도교수가 만난 게 2008년 7월 30일이 처음이었다 그전에는 만난 적도 없다고 그렇게 했는데, 다수 그 전에서도 서로 이메일을 주고 받은 증거도 나왔고..

● 임찬종 기자
그건 정경심하고 주고받은 거죠? 이메일은?

○ 김칠준 변호사
네 네.

그리고 실제로 조민이 고등학교 들어간 다음에 바로 진로와 관련해 상담도 했었던 것을 시기는 정확히 기억하지 않지만 인정을 하셨고

그래서 저희는 그 전에 만난 적이 없었고 2008년 7월 30일 최초로 만났고 따라서 없었던 거다라는 검찰의 전제는 오늘 사실상 무너졌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2008년 7월 30일이 기억에 의해서 진술한 게 아니라 자료가 그때 것부터 시작되니 그때 처음 만난 거 아니냐 그런 논범이었거든요.

그 전에 서로 연락을 한, 모르고 지냈던 것이 아니라 사실 알고 지냈고 시기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공주대 아닌 서울에서 만난 사실 자체도 오늘 다 증언했고 했기 때문에 그건 저희들이 추가 주장을 통해 충분히 밝힐 수 있습니다. 시기상 없었던 일을 주장하고 그런 건 아니고 다만 있었던 일을 표혐함에 있어서 이게 어느정도까지 허용될 수 있는 그런 표현이냐 그런 문제는 있겠지만 적어도 고등학생의 체험활동확인서이기 때문에 그 확인서라는 관점에 포커스를 맞추면 사회적으로 그동안 이뤄져 왔고 허용돼 왔었던 거 아니냐 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임찬종 기자
오늘 검찰하고 변호인하고 입장이 많이 달랐던 것 같은데 체험활동확인서의 허위성 여부에 대해서요..

○ 김칠준 변호사
검찰은, 체험활동확인서의 허위서 여부를 따지게 되면 저와 같은 이런 것이 있으니까 논문의 제3저자…

● 임찬종 기자
제가 궁금한 건, 제 질문은 그게 아니고요. 마지막에 재판부가, 재판부 판사님이 질문하셨을 때 2007년 8월- 2008년 2월까지로 기재된 체험활동 확인서에 홍조식물의 배양을 했다는 건 사실관계가 명백히 허위 아니냐고 물었을 때 그건 증인이 맞다고 했거든요 허위라고

○ 김칠준 변호사
그러니까. 이 분은 고등학교 학생으로서의 체험활동확인서이지. 그 안의 내용상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쓴 거는 아니다

● 임찬종 기자
어쨌든 허위는 맞다는 건 변호인 측에서도 인정하시는 거예요? 2007년..

○ 김칠준 변호사
아니죠. 그건 이제 평가의 문제인 거죠. 평가의 문제고 저희가 과장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아무 것도 없는 걸 가지고 뭔가를 한 것처럼 확인 허위사실 확인서를 쓰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 임찬종 기자
그러니까 생물학책을 읽거나 구피나 선인장을 기른 게 홍조식물 배양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잖아요

○ 김칠준 변호사

● 임찬종 기자
그런데 그 첫 번째 확인서에는 홍조식물을 배양했다고 써있잖아요

○ 김칠준 변호사
두 가지가 있었죠

● 임찬종 기자
그럼 한 부분은 사실이고 그 부분은 과장이나 허위가 섞여있을 수 있다?

○ 김칠준 변호사
네 네

제가 두 가지를 물어서 그 중 한 가지는 여기에 내포된다고 했었고

문제는 이와 같은 내용의 고3학생에 대해서 체험활동확인서를 쓴 것이 정말로 비난 가능하냐 또는 이렇게 법적으로 이렇게 요란을 하면서 재판을 받을 사안이냐 아니냐에 있어서 저희는 이것이 사회적으로 토론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게 형사처벌 대상이냐는 것은 일관되게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검찰은 쟁점을 비틀어서 고등학생에 대한 체험활동 확인서가 아니라 이 초록의 제3저자로서 등록된 것이 허위다라는 쪽으로 자꾸 가고 있습니다. 이게 논문이 아니고 포스터이고 그리고 아까 심지어 어민도 거기에 제3저자로 넣어준다고 할 정도로 정식 논문의 제3저자가 아니라 약간의 기여를 한 사람에 대해서 여러가지 정책적 입장에서 넣을 수 있는 그런 의미의 제3저자라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계속해서 통상적인 정식 논문 저작처럼 논문을 쓰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느냐를 두고 계속 묻는데 그 이야기는 고등학교 체험활동확인서의 당위를 논하는 것을 마치 논문 제3저자가 허위로 기재됐다는 것으로 쟁점을 전환시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 임찬종 기자
(그러니까) 논문 제3저자가 허위로 기재된 것도 아니고 쟁점이 그것도 아니라는 말씀이잖아요?

○ 김칠준 변호사
논문 제3저자라고 하는 그 전제가, 이것은 포스터의 제3저자이기 때문에 논문의 제3저자라는 관점으로 봐서는 안 되고 그러기 때문에 공주대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큰 문제 없다라고 판단했다

● 임찬종 기자
결국에는 포스터의 제3저자는 고등학생 정도의 체험활동만 해도 충분히, 합리적으로 기재가 가능한 거다, 이런 입장을 가지고 계신 거잖아요? 말씀을 종합하면 이거 아닌가요?

○ 김칠준 변호사
아니요.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 사건의 핵심적인 것은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고등학생에 대한 체험활동확인서의 진위 여부이지, 마치 일반의 논문처럼 논문을 위작하거나 논문에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논문에 저자를 넣었다는 식으로 이 사건의 쟁점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제 얘기입니다

● 임찬종 기자
쟁점이 아니다, 그 건?

○ 김칠준 변호사
네 네 이 사건의 포커스는 고등학교 학생의 체험활동 확인서가 허위이냐 진실이냐, 허위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디까지 일치해야 하느냐…

● 임찬종 기자
그런데 체험활동확인서에 “논문” 발표 및 저자로 등재됐다고 써있기 때문에 체험활동확인서의 허위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는 논문에 (저자로) 등재되는 게 정당한지 따지는 게 필요한 거 아닌가요?

○ 김칠준 변호사
아니, 체험활동확인서에 아까 여러가지 사항들이 들어가는데 그 기본은 체험활동확인서라는 거예요

● 임찬종 기자
아니 근데 거기 (체험활동확인서)에 논문 저자로 등재됐다는 게 표시가 돼있잖아요.

○ 김칠준 변호사
그러니까요.

● 임찬종 기자
그럼 그 내용의 허위 여부를 따지려면 논문 또는 말씀하신대로 포스터의 제3저자로 그 정도의 기여를 한 사람이 등재되는 것이 정당한지를 따져야 내용성 허위성 여부를 따질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김칠준 변호사
당연히 그것도 따져야죠. 그런데 이걸 따지면서 자꾸 그쪽으로 몰아가시는 거 같은데.

● 임찬종 기자
제가 몰아가는 게 아니라 궁금한 걸 여쭤보는 겁니다.

○ 김칠준 변호사
(그것도) 따지면서 이 사건의 기본이 뭐냐를 보자는 거죠. 기본이 논문 제3저자의 진위냐, 기본은 고등학교 체험활동확인서가 제대로 됐느냐 아니냐. 그러면 제일 첫 번째로 고등학교 체험활동확인서의 의미와 역할 여기부터 논의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거를 마치 나는 치환시킨다는 거죠 정말 엄중한 논문 심사가 필요한 어떤 논문 저자의 적격성 문제로 이걸 치환시켜선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 임찬종 기자
체험활동확인서의 허위성 여부를 따지는데..

○ 김칠준 변호사
자자… 거기까지 제가 자꾸 00는 건 아닌 것 같고. 오늘 너무 과도하게 이야기해서 제가 변호사는 법정에 있는 이야기를 최소화시켜서 이야기해야지 나머지는 법정에서..

● 임찬종 기자
저희도 법정에서 다 들어가지고 법정에서 들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궁금한 걸 여쭤본 겁니다.

○ 김칠준 변호사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왜냐면 법정에서 다퉈야할 내용을 오늘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고. 그냥 오늘 증언한 내용만 브리핑한다면서 제가 좀 개인적으로 오버해서 냈습니다. 여기까지. 죄송합니다.

2020년 4월 22일 김칠준 변호사 브리핑 전문

수사-기소 분리와 의약분업: 개혁 원칙에 대한 오해

수사-기소 분리라는 말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의약분업이란 단어는 매우 익숙하실 겁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로 요약되는 정책이죠. 의약분업이 처음 추진될 때는 사회적 갈등이 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상태인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이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틀린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약분업이 예외없이 시행되고 있는 정책은 아닙니다. 일부 특별한 경우에 대해서는 의사가 직접 의약품을 조제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의사 한 명이 진료도 하고 처방전도 쓰고 의약품 조제까지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한 사람이 진료부터 의약품 조제까지 직접 담당하는 것은 약물 오남용 가능성 등 부작용이 크고 의약분업 원칙에 맞지 않는다.’면서, 의사가 직접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도록 허용된 경우에도 의약품을 조제하는 의사는 조제만 하고 진료는 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강제한다면 의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당연히 반발할 것입니다. ‘환자를 진료하는 사람’이 의사인데, 본업을 못하게 하는 것이니 의사들로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겠죠. 즉,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의약분업 원칙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예외적으로 의약품 조제를 맡은 의사에게 의사의 본업인 진료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의약분업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한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정책에 대해 오해하시는 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지지하는 것과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금태섭 의원 등이 주장했던 수사-기소 분리는 비유하자면 의약분업, 즉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정책에 가까워 보입니다. ‘수사는 (사법)경찰에게 기소는 검사에게’라는 정책이죠. 사실 이런 의미의 ‘수사-기소 분리’ 원칙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임자인 문무일 검찰총장도 천명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추미애 장관이 운을 띄운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는 문언 그대로만 해석하면 일부 의사에게는 진료를 하지 말고 의약품 제조만 하라는 정책에 가까워 보입니다. 물론 추 장관이나 법무부가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라는 말만 보면 그간 논의돼 왔던 ‘수사-기소 분리 원칙’과는 전혀 다른 어떤 것으로 보입니다. 문무일 검찰총장 등도 주장했던 ‘수사-기소 분리’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추 장관 정책에 비판적 시각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분들은 논점을 헷갈린 셈입니다.

물론 검찰개혁 원칙으로 제시됐던 ‘수사-기소 분리’ 방침을 검찰 내부적으로 적용하는 것 또한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일부 검사에게는 수사만 맡기고, 기소는 다른 검사가 하는 방법을 검토는 해볼 수 있습니다. 검사의 업무가 천부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국민이 원하면 바꿀 수 있겠죠. 그러나 이 방안은 ‘수사는 (사법)경찰에게, 기소는 검사에게’라는 원래 의미의 ‘수사-기소 분리’ 개혁 과 달리 검사가 공소제기(기소)의 주체라는 우리 형법과 형사소송법의 체계 자체를 바꿔야야 하는 사안입니다.

물론 공수처의 가장 유력한 모델로 꼽히는 영국의 중대부정수사처(SFO)에서는 수사를 맡은 검사가 기소에는 관여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와 법 체계가 근본적으로 다른 영국 법에 따라 이뤄지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로 다르냐면, 예를 들어 영국에는 성문헌법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형사사법체계를 바꿔서 영국 같은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법무부 장관이나 법무부 차원의 결단을 넘어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 청와대 관련 사건 추가 기소가 유력한 시점에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 혼자 결단할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찬성하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검사가 수사를 담당하는 금융범죄나 기업범죄 등 예외적 몇 개 분야에서는 수사와 기소를 결합시킨 형태의 ‘직접수사’ 또는 관련 기관 통합 TF가 운영될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만, 부패범죄 전담 수사기관을 설치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하면서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여서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실현하는 것이 큰 틀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추미애 장관의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는 말 자체로만 보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라는 검찰개혁 방안과는 달라 보입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검찰은 수사팀의 독단으로 부작용이 있었던 사례 못지 않게, 정치적인 사건에 있어서 수사팀의 정당한 주장을 수사 과정과 분리된 대검이나 법무부가 찍어 누르려고 압력을 가한 잘못된 경우가 매우 많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기소 분리 원칙’의 정신을 살려서 ‘레드팀’ 개념의 수사결과 점검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 등은 충분히 논의해 볼만합니다. (일부 시행 중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추 장관이 말하는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가 그런 뜻이 아니라 말 그대로 어떤 검사에게는 수사만 맡기고 전혀 다른 검사가 기소를 하게 하는 형식이라면, 그리고 기소를 맡은 검사가 수사를 맡은 검사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영장청구 여부 결정을 통해 수사 과정을 통제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이같은 방식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워 보입니다. 게다가 법무부 장관이 이 방안을 추진하는 시점 역시 충분히 의심을 받을 만합니다.

‘조국 사태’ 이후 검찰개혁과 관련된 여러 원칙과 명분이 왜곡된 방식으로 동원되면서 상당히 많이 훼손됐습니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까지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랍니다.

수사-기소 분리와 의약분업: 개혁 원칙에 대한 오해

공소장 공개와 우측통행

공소장 국회 제출 거부 방침을 설명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 2020. 02. 11. /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

우리나라는 차량의 ‘우측통행’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매우 오랜 기간 ‘우측통행’ 제도를 실시해왔지만 논란이 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국토교통부장관이 앞으로 차량이 ‘좌측통행’하도록 제도를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우측통행’ 제도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에 “잘못된 관행”을 바꾸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보다 교통 선진국인 미국도 ‘우측통행’을 하는데, 갑작스럽게 ‘좌측통행’으로 바꾸자는 거에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국토부 장관은 목적은 오로지 국민의 안전이라며 미국도 알고 보면 ‘우측통행’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교통경찰관을 했던 사람 등이 국토부 장관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밝혔습니다.

거짓말이 드러나자 국토부 장관은 “외국에서 우측통행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토부 장관의 참모는 우리나라 근대적 교통 체계의 모델이 된 일본은 ‘좌측통행’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위한 ‘좌측통행’ 정책을 계속해서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공소장 국회 제출 거부’ 방침을 차량의 ‘좌측/우측통행’에 비유해봤습니다. (혹시 몰라 말씀드리는데, 국토부 이야기는 가상의 상황입니다.) 이른바 ‘진보 성향’ 법률가들의 말과 글 때문입니다.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을 계기로 국회 제출 거부를 시작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공소장 국회 제출 거부 자체는 충분히 논의해볼만한 이슈라고 지적하더군요. 마치 주장의 방향을 옳지만 주장을 제기한 시점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다는 식으로요.

이런 분들께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 사회에서 ‘공적인 인물의 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이 논란이 됐습니까? 이런 글을 쓰는 ‘진보 성향’ 법률가들이 이번 일이 있기 전에 ‘공인의 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침’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나요?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이 국회에 제출될 때였나요? 아니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공소장이 제출될 때였나요? 도대체 언제였죠?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이 그렇듯이 공소장의 공개 시점도 공소장 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사회적 합의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나라에 따라서 ‘좌측통행’을 하는 나라도 있고, ‘우측통행’을 하는 나라도 있듯이, 공소가 제기되자 마자 곧바로 대중에 공소장을 공개하는 나라도 있고(미국), 법정에서 공소사실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공소장 원문 공개를 꺼려하는 나라도 있습니다(법무부 주장에 따르면 독일) 어느 쪽이 분명한 선이고 어느 쪽이 분명한 악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추미애 장관처럼 미국 사례 등을 왜곡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한 뒤에, 허위 발언이 들통나니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죠.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태일 뿐만 아니라,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는 평범한 사람으로서도 용납되기 힘든 태도입니다.)

그런데 핵심은 “왜 이 시점에 제도를 바꾸려 하느냐”입니다. 지금까지는 거의 논란이 된 적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차량의 ‘우측통행’이 잘못됐으니 바꾸자고 주장해온 사람이 몇이나 되나요? 마찬가지로 청와대 관계자들의 선거 개입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추미애 장관이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지, 공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의 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몇이나 됐나요? 아마 차량의 우측통행을 좌측통행으로 바꾸자고 주장해온 사람들의 수와 비슷할 겁니다.

더욱 웃긴 것은 추미애 장관과 민주당 의원, 그리고 지금 ‘그래도 공소장 국회 제출 관행엔 문제가 있으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라며 가까스로 입장을 줄타기하고 있는 ‘진보 법률가’ 중 상당수는 불과 얼마 전까지도 박근혜, 최서원, 우병우, 양승태 등의 공소장 공개를 요구했거나, 공개된 공소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우측통행이나 좌측통행이나 모두 장단점이 있듯이, 어떤 시점에 공소장을 공개하는 것이 적합한지 역시 역사와 문화, 제도에 따라 다르게 규정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지금 일부 ‘진보 성향’ 법률가들이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공적 인물의 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이 법원에서 공개되기 전까지 국회 제출을 거부하는 것보다 반드시 나쁜 제도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더구나 15년 가까이 이 같은 관행이 이어져오면서도 이와 관련된 진지한 문제제기가 우리 사회에서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공소장 국회 제출 방침을 바꾸자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멀쩡하게 ‘우측통행’ 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좌측통행’이 더 안전하다는 말을 하는 셈이죠.

저의 개인적 입장을 밝히자면, 공인의 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장의 국회 제출은 15년 간의 관행대로 이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나 언론이 공적 존재가 아닌 인물에 대한, 공적 사안이 아닌 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한다면 거부하는 것이 맞겠죠.

하지만, 공인이 아닌 사인에 대해서 국회나 언론이 요구할 이유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그도일에도 수사하거나 기소한 검사가 해당 사건의 공소장 공개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히면 법무부는 대부분 이를 수용해 국회 제출을 거부해왔습니다. (공적 사안이 아닌 공소장이 제출된 적도 일부 있었을 가능성은 있는데, 그렇다해도 이런 문제를 고치는 방법이 공소장 국회 제출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겠죠.)

게다가,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라는 훈령을 일방적으로 제정해서 기소되기 이전인 사안에 대한 알권리를 극단적으로 제한해놓은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기소 이후의 공소장 공개 범위조차 줄이는 것은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사건 때와는 달리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건 때부터 갑작스럽게 축소된 알권리를 더욱 협소하게 만드는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공소장 국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진짜 이유’입니다. 이전까지 논란이 된 적도 없고, 그 자체로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힘든 방침을, 갑작스럽게 ‘하필이면 이번부터’ 바꾸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상식적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소장 공개와 우측통행

대응논리 전파? 진짜 중요한 건…

“미국도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뒤에 공소장 게시”한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발언과 이를 어떻게든 정당화해보려는 궤변들이 거짓이라는 걸 입증하는 종합 팩트체크 취재파일을 썼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아래와 같은 글이 반복적으로 포털 댓글에 나타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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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기소장(bill of indictment)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대배심이 승인해 공소장(indictment)을 발부하는 경우에만 공개한다(경범죄는 예외). 즉, 검사의 일방적 주장을 대배심이라는 필터링을 거쳐 공개하는 것이다. 한국법제하에서는 1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장진술과 이에 대한 심사(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심사)가 이런 필터링에 해당한다. 고로 추미애장관과 법무실장의 얘기가 취지상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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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리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일종의 대응논리를 담은 똑같은 댓글이 반복되는 현상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대응논리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는 점이네요.


공소제기 또는 공소는 말 그대로 public prosecution 입니다. 이를 행사하는 권한을 기소권 또는 소추권이라고 합니다. 기소를 담당한 기관은 ‘누군가 범죄 혐의가 있다.’라며 재판에 넘길 권한을 갖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이 권한이 ‘검사’라는 기관에 부여됩니다. 그래서 단독관청이라고도 하죠. 검사의 기소 이후 법원에서 시작되는 절차가 형사재판 절차입니다.

미국 연방법에서는 법정형이 징역 1년을 초과하는 중죄(felony)의 경우 소추권/기소권을 가진 기구는 대배심(grand jury)입니다. 피고인 또는 변호인, 그리고 판사가 없는 상태에서, 대배심원들이 검사의 설명과 증인의 증언 등 증거를 보고 공소제기 public prosecution 여부를 결정하죠.

즉, 공적인 기소, 공소 public prosecution의 권한이 한국에는 검사에게, 미국 연방법에서는 (중죄의 경우) 대배심에 부여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국가적 관점에서 볼 때 어떤 사람을 형사법정에 넘길 정도로 신빙성이 인정되는 상황을 한국에서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는 경우’로 본 것이고, 미국에서는 중죄의 경우 검사의 설명을 들은 ‘대배심’이 공소장(indictment)을 발행한 경우로 정한 것이죠.

두 가지 법제 모두 장단점이 있고, 단순히 이 절차 하나를 놓고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미국의 대배심 역시 검사의 기소 의견을 인정하는 비율이 대단히 크기도 합니다. (그래서 연방법과 비슷하게 대배심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일부 주에서는 폐지론도 나온다고 합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륙법계 국가에서 검사의 공소장은 법제상 미국의 대배심이 발행한 공소장(indictment)과 동일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배심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서 한국에서 검사의 기소권을 좀 더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은 앞서도 말했듯이 충분히 검토할 만한 ‘검찰개혁’ 방안입니다. (오히려 최근의 검찰개혁 논의 과정에서 부당하게 경시된 측면이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현행 우리 법제에서 그리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공적인 기소 public prosecution 의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검사의 공소제기가 미국의 대배심기소(grand jury indictment)와 달리 공적으로 공개될 가치가 없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습니다.

또, 저 설명 중 “한국법제하에서는 1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장진술과 이에 대한 심사(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심사)가 이런 (미국 대배심의) 필터링에 해당한다.”라는 주장 역시 사실관계가 완전히 잘못된 주장입니다.

일단 법원의 정식재판과 대배심을 수평 비교하는 것 자체도 터무니 없지만, 저 주장대로 한국의 1회 공판기일이 “이런 (대배심의) 필터링에 해당”한다면 1회 공판기일에서 판사가 검사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공소기각이나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1회 공판기일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일을 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더구나 1회 공판기일은 엄격히 비밀이 보장되는 대배심과 달리 공개재판 절차입니다. 공개재판에서 검사가 공소사실을 모두진술해야 한다는 법률상 의무조항(형사소송법)이야 말로, 한국 법제에서의 검사의 공소제기가 미국의 대배심에서 비공개 상태로 개진되는 검사의 설명과 달리 ‘공개적으로 알려저야 하는 공적인 기소’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 간단히 반박하려고 했는데 또 길어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이미 명백한 허위사실로 드러난 추미애 장관의 ‘미국도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리면 공소장 게시’라는 잘못된 발언이 아닙니다.

공개재판에서 공개되는 공소장의 내용, 따라서 공적인 알권리가 이미 법률에서 보장되어 있는 고위공직자의 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15년 동안의 방침을 깨고, 법률에 근거한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면서까지 ‘하필이면 이번부터’ 비공개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추미애 장관에게 물어야 합니다.

왜 이 사건부터입니까?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을 정당화하려고 시도했던 여러 차례의 허위주장은 ‘무엇’ 때문이었는지 국민은 알권리가 있습니다.

대응논리 전파? 진짜 중요한 건…

‘공소장 공개’ 가짜뉴스 확산: 세 번째 팩트체크

미국에서 형사전문 변호사로 일하고 계신 분의 의견을 전한다며 교묘하게 사실을 호도하는 글이 널리 유포되고 있다고 해서, ‘미국의 공소장 공개’에 대해서 한 번만 더 팩트체크 글을 올립니다.

문제의 글에 나오는 화자는 “미국에서도 1회 공판기일이 열리면 공소장을 공개”한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는 SBS 기사에 대해 “SBS의 보도는 “기소”와 “공소장”이란 개념을 잘못 이해해서 벌어진 오보입니다. 한국 형사소송법에서 “기소”와 “공소장”이란 개념이 미국 형사절차에서 어떤 절차에 대입되는지를 알지못해 발생한 것입니다.”라고 주장합니다.

미국 연방 형사사법체계에서는 검사가 경범죄(misdemeanor, 보통 법정형이 징역 1년 이하인 경범죄)의 경우 기소할 때 complaint를 법원에 접수하고, 중범죄(felony)의 경우 대배심(grand jury)을 열어서 심의 결과 기소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indictment를 법원에 제출해 기소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 UCLA 로스쿨에서 J.D.를 받은 고려대 박경신 교수님도 제 페이스북에 단 댓글에서 “연방기준으로 보자면 complaint는 그거 자체가 공소장이라기 보다는 체포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경찰관이 법원에 제출하는 공증된 진술서인데 misdemeanor의 경우 공소장으로 인정해주는 겁니다.”라고 부연 설명해주셨습니다.

문제의 페이스북 글의 화자도 이런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듯 한데도 “한국 형사소송법에서 공소장이란 수사가 종결된 후 검사가 법원에 제출하는 가장 첫 문서로(신동운, “형사소송법” 제4판 350쪽)로 이는 미국의 Complaint에 해당한다 하겠습니다.”라며 complaint가 한국 형사사법 체계에서 공소장이고 indictment는 한국의 공소장에 해당하지 않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제가 설명한 내용을 보면 쉽게 알수 있듯이 complaint는 경범죄의 경우에 공소장의 기능을 대신하는 문서, 넓게 봐서 공소장으로 번역될 수 있는 문서이고, indictment는 중범죄의 공소장입니다. 쉽게 말해 미국 연방법에서 경범죄는 complaint가 공소장(공소장의 기능을 대신하는 문서), 중범죄는 indictment가 공소장인 것입니다.

문제의 페이스북 글의 화자는 “만약 SBS의 해석대로 indictment(직역하면 기소입니다만)를 ‘공소장’으로 해석한다면, 축하드립니다. 이제 무소불위의 대한민국 검찰청의 기소권을 제한하는 검찰 개혁이 아름답게 완성됩니다.”라고 비꼬듯이 말씀하셨는데, 저는 왜 이 말이 비꼬는 말이 될 수 있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한국과 같은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검사가 기소 기능을 담당한 국가기관(소추기관)입니다. 미국 연방법 체계에서는 중범죄(felony)의 경우 대배심(grand jury)이 소추기관입니다. 소추기관이 법원에 기소하겠다며 보내는 서류가 공소장이니, 한국에서는 검사가 기소하면서 법원에 접수한 서류가 ‘공소장’이고, 미국 연방 형사사법체계에서는 대배심(grand jury)이 검사의 설명 등을 듣고 기소를 결정해서 법원에 접수하는 서류인 indictment가 (중범죄의 경우) ‘공소장’인 것입니다.

[** 다만 ‘편견 없는 시민들 (impartial citizens)’로 사건이 있을 때 소집돼 구성되는 대배심이 우리나라 검사처럼 증거를 수집한다거나 정밀하게 법률적 의견을 검토하는 기관은 당연히 아닙니다. 검사가 수집한 증거와 검토한 법률적 의견을 대배심 앞에 제시하면, 대배심이 증인에게 직접 증언을 보는 절차 등을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다만, 대배심이 검사 의견대로 기소하는 비율이 너무 높아 미국에서도 일각에서는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문제의 페이스북 글 화자는 “축하드립니다. 무소불위의 대한민국 검찰청의 기소권을 제한하는 검찰개혁이 아름답게 완성됩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누가 어떤 이유로 축하를 받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대륙법계와 미국법의 차이가 있지만, 대배심(grand jury)은 검찰 기소권 통제를 위해 진지하게 도입을 고민해볼만 한 방안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최근 검찰개혁 법안 논의 과정에서도 그런 의견을 내는 분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근본적 개혁’을 막기 위한 친검찰 학자들의 꼼수 정도로 폄하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문제의 페이스북 글 화자는 저를 포함한 법조 기자는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너의 논리대로라면 검찰의 기소권을 제한하는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축하한다.’라고 이죽거린 것 같은데, 검찰개혁에 반대하지도 않고 검찰의 기소권에 대한 통제 역시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영논리에 지나치게 빠진 나머지 ‘상상 속의 적’과 싸우고 계신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또 하나, 문제의 페이스북 글의 화자는 “법무부 법무실장은 “배심 재판에서 공소사실 요지가 진술된 이후에야 공소장이 공개된다”라고 설명하였는데, 대배심원단 절차를 비교적 정확하게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엄밀히는 “배심 재판”이란 용어 사용은 옳지 않으며 “대배심 절차” grand jury proceedings가 옳은 용어입니다만)”라며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이 2월 6일에 기자들에게 한 말이 사실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글의 화자 역시 지적하고 있듯이 “대배심 재판”이 아니라 “대배심 절차”이며 따라서 마치 미국 역시 법원의 공판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 공소장을 공개한다는 취지였던 이용구 법무실장의 발연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심지어 법무부는 이용구 실장과 추미애 장관의 발언(“미국에서도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리면 공소장 공개”)이 나온 하루 뒤에 배포한 설명 자료에서 “공개된 법정의 재판절차를 통해서만 형사사건의 정보가 공개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중략)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더욱 큰 중요성을 가진다는 측면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라는 말까지 덧붙였습니다. 즉, 이용구 실장 또는 법무부는 “대배심 절차”를 거쳐 공개된 것은 “공개된 법정의 재판절차”를 거쳐 공개된 것처럼 인식되도록 주장한 것입니다.

글 쓴 분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대배심(grand jury)은 공개된 절차가 아니며, 재판 절차로 볼 수도 없습니다. “공개된 법정의 재판절차”에는 어느 측면도 들어맞지 않는 절차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용구 법무실장의 발언의 취지가 비교적 정확했다는 식으로 이해될 수 있는 문장을 쓴 점은 유감입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짧게 요약해보겠습니다

  • 미국 연방 형사사법체계에서는 중범죄(felony)의 경우 검사의 설명을 들은 뒤 대배심이 발행하는 indictment가 ‘공소장’이다.
  • 미국에서 공소장(indictment)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곧바로 공개된다
  • 한국에서는 검사가 소추기관, 미국에서는 중범죄의 경우 대배심이 소추기관이다.
  • 대륙법과 미국법의 체계 자체가 다르지만, 검사의 기소권 통제를 위해 대배심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다는 주장은 진지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 법조 담당 기자는 검찰 편이라는 전제 하에 ‘네 의견 대로라면 검사의 기소권을 통제하자는 이야기다.’라고 비꼬는 것은 ‘상상 속의 적’과 싸우는 일이다
  • 대배심은 공개된 절차도 아니고 정식 재판으로 볼 수도 없다. 이용구 법무실장 또는 법무부의 설명 취지는 잘못됐다.

이상입니다.

아래는 문제의 페이스북 글 원문이라고 제가 전달받은 것입니다. 저한테 캡처 사진도 있는데, 아래 전재하는 것이 좀 더 수정된 버전인 것 같아서, 아래 글로 전재합니다. 위에 제가 쓴 글과 비교해보시면 읽는 분들이 공정하게 판단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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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의 페이스북 글 전문 인용 –

현재 미국에서 형사전문 변호사로 일하고 계신분이(미국 변호사 라이센스만 가진채 한국에서 일하는 분이 아니라 현직 미 형사 변호사), 미국의 공소장 공개제도에 대한 SBS의 보도를 보고 분개하셔서 저에게 미국 형사제도와 공소장 공개에 대해 글을 보내오셨습니다.

허락을 받아 여러분에게 공유합니다.

“미국 연방검찰이 지난해 12월 20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오늘 공소장이 공개” 됐다고 밝혔는데 인터넷에 있는 공소장을 확인해보니 기소된 날짜는 12월 19일이었습니다. 기소된 지 하루 만에 공소장이 공개된 겁니다.” 2020년 2월 6일자 SBS의 보도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790896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미국은 공판 이후 공소장을 공개한다”라고 하는 발언을 비판하면서 나온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법무부 장관이 미국의 기소 절차를 왜곡해서 설명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SBS의 보도는 “기소”와 “공소장”이란 개념을 잘못 이해해서 벌어진 오보입니다.

한국 형사소송법에서 “기소”와 “공소장”이란 개념이 미국 형사절차에서 어떤 절차에 대입되는지를 알지못해 발생한 것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일단 미국의 ‘기소(prosecution)’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부터 살펴 봅시다. SBS보도에 따라 연방 검찰(미국에는 검찰청이란 외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연방법무부’가 옳은 표현입니다만)의 기소과정을 살펴보면 이는 연방 형사소송 규칙(Federal Rules of Criminal Procedure)에 설명돼 있습니다. .

연방 검사가 범죄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기소를 하면 Complaint를 법원에 접수하거나 (Fed. R. Crim. P. 3), 대배심원단 (Grand Jury)를 소집합니다. (Fed. R. Crim. P. 6).

※ 연방법에서 중범죄 (felony)의 경우에는 (피고가 대배심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대배심을 거치게 되어있기 때문에, 중범죄의 경우 complaint를 접수한 뒤 grand jury 절차를 거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대배심원단은 판사도, 피고도 부르지 않은 채 오직 검사만 불러 범죄사실에 대해 묻습니다. 검사와 함께 증인(주로 직접 수사를 담당한 경찰입니다)을 심문하고 검사는 대배심원단에게 범죄사실이 성립됨을 소명합니다.

대배심원단이 검사의 소명에 수긍할 경우 대배심원단은 indictment라는 문서를 발행하고, 이 순간부터 형사소송이 공개됩니다. 그리고, 일반 대중에 사건이 공개되는 것은 바로 이 indictment라는 문서부터 입니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complaint도 공소장, indictment도 공소장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나 한국 형사소송법에서 공소장이란 수사가 종결된 후 검사가 법원에 제출하는 가장 첫 문서로(신동운, “형사소송법” 제4판 350쪽)로 이는 미국의 Complaint에 해당한다 하겠습니다. 이 문서는 미국 연방 형사 절차상 당연히 영원히 비공개입니다. 이 문서에 담겨있는 사실관계는 이후에 공개될 indictment에 담겨지게 되긴 합니다만

법무부 법무실장은 “배심 재판에서 공소사실 요지가 진술된 이후에야 공소장이 공개된다”라고 설명하였는데, 대배심원단 절차를 비교적 정확하게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엄밀히는 “배심 재판”이란 용어 사용은 옳지 않으며 “대배심 절차” grand jury proceedings가 옳은 용어입니다만)

만약 SBS의 해석대로 indictment(직역하면 기소입니다만)를 ‘공소장’으로 해석한다면, 축하드립니다. 이제 무소불위의 대한민국 검찰청의 기소권을 제한하는 검찰 개혁이 아름답게 완성됩니다.

indictment의 발행 주체는 검찰이 아니라 대배심원단이거든요

‘공소장 공개’ 가짜뉴스 확산: 세 번째 팩트체크

추미애 ‘가짜뉴스’ 해명?: 법무부 설명 자료의 오류

법무부가 “미국에서도 1회 공판 기일 열리면 공소장을 공개”했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어제(6일) 발언이 허위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설명자료를 2020년 2월 7일에 발표했습니다.

SBS가 보도한 사례, 2019년 12월 19일에 기소된 지 하루 만인 2019년 12월 20일에 공개된 사례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역시 “1회 공판 기일이 열리면” 공소장이 공개된 사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법무부가 이 사건에 대해 “2019. 12. 19. 대배심재판에 의해 기소되었으나, 법원의 봉인 명령에 따라 공소장이 비공개 상태에 있다가 피고인이 2019. 12. 20. 오전 체포된 후 법원의 최초기일에 출석하여 봉인이 해제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를 “1회 공판기일”이 열린 뒤 공소장이 공개된 사례로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공소장 자료 제출에 관한 법무부 입장 추가 설명자료 4쪽 / 2020. 02. 07. 배포


그런데 법무부의 추가 설명 자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도 “1회 공판기일이 열리면” 공소장을 공개한다는 추미애 장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란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선 법무부가 설명자료에서 제시한 사례와 관련된 미국의 형사사법절차 중 어느 것을 추미애 장관이 말하는 우리의 “1회 공판 기일”에 해당라는 절차로 규정하고 있는지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이론적으로 두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두 가지 경우 중 어떤 쪽으로 해석해도 추 장관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첫 번째로, “2019년 12월 19일에 열린 대배심재판”을 추 장관이 언급한 “1회 공판 기일”로 해석할 가능성입니다. 그러나 이는 법무부 설명자료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대배심(grand jury)의 심리 이후 기소가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에서 기소 이후의 재판을 의미하는 “1회 공판기일”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로, 아마도 법무부는 이쪽을 의미한 것 같은데, 2019년 12월 20일 체포 이후 열린 “법원의 최초기일에 출석(initial appearance)”를 추 장관이 언급한 “1회 공판기일”이라고 지징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최초출석(initial appearance)’은 일반적으로 공소장 공개 여부의 기준점이 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1회 공판기일”이라고 해석하는 것 역시 잘못입니다.

저와 인터뷰한 미국 검사 출신 법조인은 “공소장(indictment)은 봉인(seal)해야지 비공개되는 것인데, 최초출석(initial appearance)과 관계 없이 공개되는 경우가 오히려 대부분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법조인은 “대배심(grand jury)을 거쳐 접수되는 공소장(indictment)는 아직 피의자가 체포되지 않아서 수사보안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곧바로 공개되고, 피의자가 체포(arrest)될 경우 최초출석 이후 곧바로 공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심은 미국에서는 공소장이 ‘공적인 서류(public document)’로 규정되며, ‘공적인 서류’는 공개가 원칙이라는 점이다. 공소장(indictment)는 대부분 기소 직후 곧바로 공개되며, 봉인되는 경우도 국가안보 상의 이유로 비밀재판을 하는 이례적 경우를 제외하면 피의자 체포 후 곧바로 공개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치 “최초출석(initial appearance)” 절차 이후에야만 미국도 공소장을 공개하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무부 설명자료의 내용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이 분은 “한국 법무부에도 미국 제도를 연구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 정도로 미국 형사사법체계에 대해서 이해가 없다는 것은….음 좀 부끄럽다.”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법무부가 공소장 공개의 기준점이 되는 것인양 묘사하고 있는 “최초출석(initial appearance)” 그 자체도 추 장관이 말하는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의 “제1회 공판기일”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란 점 역시 명확해 보입니다.

미국 법무부 홈페이지에는 미국의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순으로 설명한 코너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미국의 형사사법 절차를 공식적으로 11단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https://www.justice.gov/usao/justice-101/steps-federal-criminal-process

1. Investigation (수사)
2. Charging (기소)
3. Initial Hearing/Arraignment (최초심리/기소사실인부절차)
4. Discovery (디스커버리)
5. Plea Bargaining (조건부 형량 협상)
6. Preliminary Hearing (예비심리)
7. Pre-Trial Motions (공판 전 신청)
8. Trial (공판)
9. Post-Trial Motions (공판 후 신청)
10. Sentencing (선고)
11. Appeal (항소)

일단 미국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미국 연방 형사사법절차 중 8단계에 해당하는 Trial에 대해서는 옥스퍼드, 동아출판, YBM, 교학사, 슈프림 등 5개 영한사전에서 (추 장관이 언급한) “공판”이라고 번역하고 있음을 지적해 둡니다.

반면 “최초심리 (initial hearing)”의 “심리 hearing”에 대해서는 공판과 구분해 다음과 같이 사전에 규정돼 있습니다.

[두산백과사전]
심리 hearing , 審理
법률상 재판 이전에 법원이 민사·형사상의 청구 원인에 따른 증거나 방법 등에 대해 행하는 공식적 심사 행위.

미국 형사사법 절차에서 “공판(trial)”과 공판보다 한참 앞서 행해지는 “최초심리(initial hearing)”는 분명히 다른 개념인데도, 마치 “최초심리” 또는 “최초출석(initial appearance)”이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의 “1회 공판기일”에 해당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사전의 번역만 가지고 논의하는 것이 충분치 않을 수 있으니 , 실제로 미국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각 절차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최초출석(initial appearance)” 또는 “최초심리/기소사실인부절차(Initial Hearing/Arraignment)”에 대한 미국 연방정부 법무부의 공식적 설명부터 옮겨보겠습니다.

https://www.justice.gov/usao/justice-101/initial-hearing

“피고인이 체포되고 기소된 같은 날 또는 다음날, 피고인은 해당 사건에 대한 최초심리(initial hearing)를 위해 치안판사(magistrate judge) 앞에 나오게 된다. 이때, 피고인은 피고인으로서의 권리와 자신의 혐의와 변호사 선임을 위한 절차에 대해 더 알게 되고, 판사는 피고인을 계속 감옥에 구금할지, 공판(trial) 때까지 석방할지 결정한다. “

“Either the same day or the day after a defendant is arrested and charged, he is brought before a magistrate judge for an initial hearing on the case. At that time, the defendant learns more about his rights and the charges against him, arrangements are made for him to have an attorney, and the judge decides if the defendant will be held in prison or released until the trial.”

반면 8단계인 “공판(Trial)”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시 미국 연방정부 법무부의 공식적 설명입니다.

https://www.justice.gov/usao/justice-101/trial

“여러 주 또는 여러 달의 준비 이후에, 검사는 자신의 직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한 준비를 마치게 된다: 공판(trial)이다. 공판(trial)은 사건과 관련된 사실들이 배심원들에게 제시되고, 배심원들이 기소된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유죄인지 무죄인지 결정하는 구조화된 절차이다.”

“After many weeks or months of preparation, the prosecutor is ready for the most important part of his job: the trial. The trial is a structured process where the facts of a case are presented to a jury, and they decide if the defendant is guilty or not guilty of the charge offered.”

“최초출석(initial appearance)”과 “공판(trail)”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묘사한 미국 연방정부 법무부의 공식적 설명만 놓고 봐도, 최초출석을 우리 형사사법체계에서 말하는 “1회 공판기일”로 볼 수 없으며, “공판(trial)” 단계가 시작되어야 비로소 “1회 공판기일”이라고 부를 수 있음은 매우 명확해 보입니다.

정리하면, 미국에서는 대배심(grand jury)을 거쳐 공소장이 법원에 접수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봉인 없이 곧바로 대중에 공개되고, 기소 이후 피의자 체포가 필요해 봉인(seal)하는 경우는 체포 직후 곧바로 공개돼 결과적으로는 대부분의 경우 기소 이후 매우 짧은 기간이 지나면 공소장이 공개된다는 것입니다. 또, 법무부가 설명자료에서 ‘제1회 공판기일’에 해당하는 것럼 해석될 수 있도록 제시한 ‘최초출석(initial appearance)’ 역시 공판과는 구분되는 공판 이전 심리 절차,우리나라로 말하면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심문에 가까운 절차라는 점입니다.

결국, 미국에서도 공소장이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이후에 공개된다거나, 곧바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추미애 장관의 설명은 분명히 사실이 아닌 것입니다.

나아가, 지금 추미애 장관이 취한 조치는 공소장을 제출하라는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한 것입니다. 미국법에 정통한 여러 법조인들은 공소장을 대중에 공개할지를 떠나서, 미국 의회가 법에 근거해 제출을 요구한 공소장 제출을 미국 법무부가 거부하는 것은 극히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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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미국 검사가 대배심(grand jury)에 제출하는 complaint도 “공소장”이고, 대배심 이후 제출되는 indictment도 “공소장”인데, 우리나라의 공소장은 complaint에 해당하므로, 미국에서도 공소장 즉, complaint는 비공개되는 것이 맞다며 한 페이스북 이용자가 어제(6일) 제 기사 등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compliant는 우리나라 법률용어로는 ‘고소장’ 또는 ‘고소’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7일) 기자들에게 배포된 우리나라 법무부의 설명자료를 봐도 “2020. 12. 19. 대배심재판에 의해 기소됐다.”라는 설명이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배심재판 이후에야 기소(charging)가 이뤄지고, 그런 의미에서 대배심 이전에 작성되는 complaint는 우리나라의 공소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대배심 이후에 접수되어 기소의 효력을 발휘하는 indictment가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에서의 공소장에 해당한다고 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오늘 배포된 우리나라 법무부 설명자료에도 complaint가 ‘고소장’ 또는 ‘고발장’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첨부 사진 참조 – 파란색 동그라미)

공소장 자료 제출에 관한 법무부 입장 추가 설명자료 2쪽 / 2020. 02. 07. 배포


참고로 대배심(grand jury)은 공소장 접수 이전에 해당 사건이 기소할만한 것인지 아닌지 일반 시민 중에 선발된 배심원들이 검사의 설명을 듣고 판단하는 절차로, 미국 연방법에서는 중죄(felony)의 경우 대배심을 통해 기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처럼 법률상 효력이 있는 의무적 절차는 아니지만, 기소 이전에 기소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심의하는 우리나라의 ‘검찰시민위원회’가 이와 유사한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검찰개혁 법안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기소권 통제 방안으로 미국식 대배심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충분히 심도깊게 논의되지는 못했습니다.

한 마디 거짓말을 반박하려면 백 마디의 진실이 필요하다는데, 무척 피곤하네요.

추미애 ‘가짜뉴스’ 해명?: 법무부 설명 자료의 오류

섬뜩한 예감, 불길한 예언

청와대 관계자들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 간부들을 청와대가 교체하고, 청와대 사람들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비서관은 기소되자 검찰총장을 고발하면서 ‘공수처가 수사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의 지시를 무시한 뒤 법무부 장관에게 먼저 보고하고, 법무부는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청와대 관계자를 기소한 수사팀 검사들이 “날치기 기소”를 했다며 “감찰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이 모든 일이 ‘검찰개혁’이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조국 전 장관과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수사권과 기소권 남용’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에게 주어진 인사권과 사무감독권으로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정권이 바뀌어서, 지금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정당성을 주장하시는 분들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집권해 검찰 인사권과 사무감독권을 장악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우리 편이 아닌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있을 그때에도, 청와대 관계자들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 간부들을 청와대가 교체하고, 청와대 사람들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비서관은 기소되자 검찰총장을 고발하면서 ‘공수처에서 수사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의 지시를 무시한 뒤 법무부 장관에게 먼저 보고하고, 법무부는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청와대 관계자를 기소한 수사팀 검사들이 “날치기 기소”를 했다며 “감찰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하는 행동이 정당하다고 옹호하실 수 있겠습니까?

정권이 바뀐 뒤에도 이런 일은 ‘법률에 보장된 대통령의 인사권’과 ‘법무부 장관의 사무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은 합법인데, 그때는 불법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가 되면 어떤 논리로 이런 행동을 비판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우파’ 만화가이자 유튜버인 윤서인 씨가 쓴 글을 우연히 접했기 때문입니다. 윤서인 씨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보면서 “우리 욕만 할 게 아니라 한 번 잘 생각해보자. 솔직히 얘네들 너무 잘 하잖아? 권력은 이렇게 유지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하는 게 미개한 한반도에서는 그냥 정답 아니냐? ‘아무리 그래도 그러면 안되지’가 어딨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왜 안 되는데? 민주주의를 죽여서? 헌법을 훼손해서? 원칙을 어겨서? 아니 그게 뭔데? 그거 잘 지키면 뭐가 좋은데? 지금 나라가 왜 이 꼴이 났지? 난 이런 거 볼때마다 누구 생각이 나서 정말 속 터진다. 지금 억울하게 고초를 겪고 계셔서 말하기가 참 조심스럽지만 ㅠㅠ 도대체 왜 그 분은 그 자리에서, 그 많은 권력과 의석수를 가진채로 그렇게나 무기력했을까?”라고 말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정농단 사태 때 지금 문재인 정부의 행동처럼 대처했다면 탄핵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윤서인 씨는 “제발 이제는 이쪽에서도 이기는 지도자를 보고싶다. 민주주의 헌법 원칙 같은 거 지킨다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지도자 같은 거 또 보고싶지 않다. 착한 거 질색.”이라고 결론을 냅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세력이 다시 집권한다면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하고 있는 방식을 채택해서 권력을 유지하고 승리하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윤서인 씨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대부분의 이슈에 대해 윤서인 씨와 생각을 달리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가 권력을 부당하게 농단한 혐의로 탄핵되고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 맞으며, 박 전 대통령이 만약 자신을 수사하는 검사를 인사권을 행사해 교체하고, 특검을 틀어막았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을 불러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세력이 집권하면 “헌법 원칙 같은 거 지킨다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지도자 같은 거 또 보고싶지 않다.”라고 윤서인 씨가 말하는 대목에선 섬뜩함을 느낍니다. 자신들이 집권하면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하듯이 인사권을 행사해 자신들을 수사하는 검찰을 무장해제시키고 “민주적으로 통제”하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은,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불길한 예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국 전 장관이나 청와대 관계자들의 혐의는 아직 재판에서 유죄인지 무죄인지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유죄인지 무죄인지, 그리고 검찰의 기소권 행사가 과도했는지 과도하지 않았는지 가려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자신들을 수사하는 검찰 관계자들을 교체하고, 자신들을 수사하는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것은 “민주적 통제”가 아닙니다. “민주적 통제”라는 개념의 남용입니다.

1987년 민주화 항쟁으로 탄생한 6공화국의 거의 모든 대통령이 재임 중에 아들이나 형제, 측근의 비리와 관련한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했지만, 그럼에도 이런 일을 벌이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권한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형사사법 제도의 공정성을 흔드는 일이고, 무엇보다 상식적인 도덕과 윤리 기준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 말을 받아들이시기 어렵다면, 윤서인 씨의 글을 다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윤서인 씨는 ‘우리 편’이 집권하면 ‘바로 지금처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길 바라십니까? 그때 가서는 어떤 논리로 ‘윤서인 씨가 지지하는 대통령’이 ‘바로 지금처럼 하는 일’을 비판하겠습니까?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의 미덕 중 하나는 권력을 상대 편에게 평화적으로 이양하는 방식을 제도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선거는 점점 권력의 평화적 이양과 거리가 먼 것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 ‘사화(士禍)’가 제도화되는 느낌입니다.

섬뜩한 예감, 불길한 예언이 부디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래는 윤서인 씨가 1월 23일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전문입니다.

—————————–

윤서인
1월 23일 오전 11:02 ·
우리 욕만 할 게 아니라 한 번 잘 생각해보자.

솔직히 얘네들 너무 잘 하잖아? 권력은 이렇게 유지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하는 게 미개한 한반도에서는 그냥 정답 아니냐?

“아무리 그래도 그러면 안되지”가 어딨음?

왜 안 되는데? 민주주의를 죽여서? 헌법을 훼손해서? 원칙을 어겨서? 아니 그게 뭔데? 그거 잘 지키면 뭐가 좋은데? 지금 나라가 왜 이 꼴이 났지?

난 이런 거 볼때마다 누구 생각이 나서 정말 속 터진다. 지금 억울하게 고초를 겪고 계셔서 말하기가 참 조심스럽지만 ㅠㅠ

도대체 왜 그 분은 그 자리에서, 그 많은 권력과 의석수를 가진채로 그렇게나 무기력했을까?

배신을 당해서? 애초에 배신할 놈들을 뽑은 게 누군데.

저놈들이 나쁜짓을 해서? 아니 그럴 줄 몰랐음? 국가를 전복시키고 싶은 것들이 뭔 짓인들 안 할까? 나도 알고있는 걸 왜 모른 건데?

영악하지 못해서? 리더가 영악해야지. 저 더러운 전쟁터에서 영악하지 못한 건 너무나 큰 잘못 아닌가.

리더는 본인이 억울해질 게 아니라 상대편을 억울하게 만들어야 하는 자리잖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상대편을 억울하게 만들지 못하면 저렇게 본인이 억울해지는 게 바로 리더라는 자리다.

이렇게 해서 이기면 되는데. 이게 권력인데.
리더는 이기라고 뽑는 건데 뻔뻔하게 이겼어야지. 군대를 동원하든 광장에 서든 촛불집회에 나가 돌이라도 맞든 뭐라도 해서 이겼어야지. 대통령 힘이 이렇게 무소불위라는 걸 어떻게 저놈들을 보면서 배우고 있노.

제발 이제는 이쪽에서도 이기는 지도자를 보고싶다. 민주주의 헌법 원칙 같은 거 지킨다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지도자 같은 거 또 보고싶지 않다. 착한 거 질색. 품위는 카메라 앞에서나 지키고 뒤에서는 이렇게 개같이 싸우라고. 제발 좀 ㅅㅣ발 진짜.

근데 지금 자유한국당 하는 짓 보면 희망이 1도 없다. 심지어 이 와중에도 얼어죽을 중도 코스프레 착한척 품위는 개뿔 하아 인간은 왜 이리도 어리석을까. 어디까지 내려가야 정신을 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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