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의 공적설명서와 “검언유착” 의혹


‘부도덕 취재’ 고발 보도를 “공작” 낙인…의혹 풀어야 (2021년 7월 17일, MBC 뉴스데스크)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87077_34936.html


위 기사와 관련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고 했지만, 아래 자료는 추가로 소개할 가치가 있는 듯해서 덧붙입니다.

제356회 이달의 기자상에 응모한 MBC 장인수-신수아 기자가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에 제출한 공적설명서입니다. 심사위원회는 이 공적설명서 등을 근거로 두 사람에게 이달의 기자상을 수여했습니다.

참고로 공적설명서는 ‘이달의 기자상’을 주관하는 한국기자협회 홈페이지에 업로드 돼있는 공개 자료입니다.

http://www.journalist.or.kr/mybbs/bbs.html?mode=view&bbs_code=bbs_12&cate=&page=0&search=&keyword=&type=&bbs_no=29215


직접 읽어보시면 곧바로 알 수 있지만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것을 해당 MBC 기자들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덧붙여, 공적설명서의 제일 마지막 항목인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 있으면 적시하라는 요구에 대한 답변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최경환 전 부총리가 보도 이후 거의 곧바로 반론을 제기한 것으로 아는데…이에 대해 “또 최경환 전 부총리와 그의 지인들이 60억 원을 신라젠 전환사채에 투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 후속 보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의미한 취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답했군요.
근데, 유의미한 취재결과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도는 안 된 것 같은데…제가 과문해서 그런가 봅니다.

아래는 공적설명서에서 발췌한 인용문입니다. 그 아래에는 공적설명서 전문을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이미지 아래에 텍스트도 있습니다.) 직접 확인해보시죠.

[MBC 기자 공적설명서 발췌 인용]

“채널A 검언유착 의혹”

“한 종편 기자의 취재 윤리 위반을 고발하기 위해 시작된 취재는 이철 측, 검찰 측, 채널A를 취재해 나가는 과정에서 검언유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 실체를 드러내는 데까지 나갈 수 있었습니다.”

“■ 검언유착 실체가 드러나다”

“채널A 기자는 자신이 이철과 나눈 대화 내용을 한 검사장에게 상세하게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검사장과 나눈 대화를 다시 이철 측에 제시했습니다. 기자가 아니라 전형적인 브로커의 모습이었습니다. 검사장은 수사에 협조하면 봐주겠다는 대답을 서슴없이 기자에게 해줬습니다.”

“검언유착이 어느 수준에서 이뤄졌는지 다 알 수는 없어도 공통의 목표를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협조하며 사건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것입니다.”

“MBC의 최초 단독 보도입니다. 이후 대다수 매체에서 후속보도를 이어가고 있고, 시사프로그램과 시사 라디오 등에서도 검언유착 의혹 관련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MBC는 취재 과정에서 모든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보도를 보더라도 어떠한 법률이나 윤리를 위반한 것이 없습니다. MBC 보도국은 최근 검언유착 의혹 보도에 사내 특종상을 수여했습니다.”

“이번 보도로 드러난 한 기자와 한 검사장의 유착은 극단적인 사례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자 사회와 시청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충격적이고 무거웠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시청자들은 기자들이 출입처에 어떤 식으로 동화되고 유착하고 있는지 명백하게 알게 됐습니다.”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보도 당사자와 관련한 후속 취재도 진행 중입니다.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MBC 인권사회팀과 법조팀은 공동 취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략) 또 최경환 전 부총리와 그의 지인들이 60억 원을 신라젠 전환사채에 투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 후속 보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의미한 취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후속보도를 통해 의혹을 사실 관계로 입증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적설명서 전문]

공적설명서

제목

1-09 채널A 검언유착 의혹
고유번호 : 29215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0-05-08 15:22:04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0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0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착수

감옥에서 제보가 왔습니다. 제보자는 금융 사기죄로 복역 중인 벨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의 이철 전 대표. 채널A의 한 법조 기자가 자신에게 편지를 여러통 보냈는데 내용이 협박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놓고 협박을 해 공포스러웠다고 했습니다. 이철의 지인이 채널A 기자를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 이철과 지인이 제시한 편지와 녹음 내용을 확인해 보니 취재가 아니라 사실상의 협박이 맞았습니다. 곧바로 취재에 들어갔고 이철 측과 채널A 간에 오가는 대화를 확인했습니다. 감옥에 있는 이철 대표를 만날 수 없어 두 차례의 서면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채널A 기자가 이철 측에 검사장과의 통화내용을 제시한 사실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종편 기자의 취재 윤리 위반을 고발하기 위해 시작된 취재는 이철 측, 검찰 측, 채널A를 취재해 나가는 과정에서 검언유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 실체를 드러내는 데까지 나갈 수 있었습니다.

보도제작 경위

■ 한 종편 기자의 이상한 취재
법조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감옥으로 보냈던 네 통의 편지 내용만으로도 보도 가치는 충분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은 명백한 취재윤리 위반이었습니다. 채널A 기자는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을 세세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검찰이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이 기자는 그 내용을 근거로 이철 측을 압박했습니다. 채널A 기자는 2월에 검찰이 3월 중순쯤 이철 대표를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대로 실현 됐습니다. 자신이 수사 기관에서 취재한 내용을 수사를 받는 피의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넘어갈 수 없는 명백한 취재윤리 위반이었습니다.
[관련 MBC 보도]
[단독] “가족 지키려면 유시민 비위 내놔라” 공포의 취재 (3.31)
https://imnews.imbc.com/…/article/5691947_32524.html
[단독] “OOO 검사장과 수시로 통화”…녹취 들려주며 압박 (3.31)
https://imnews.imbc.com/…/article/5691948_32524.html
유시민에 대한 집착은 병적이었습니다. 총 52차례 유시민을 언급했고 유시민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유시민이 이철에게 돈을 받았다고 미리 답을 정해놓고 그에 대한 자료만을 요구했습니다. 이철 측이 제시한 다른 정치인에 대한 의혹은 아무 관심 없었습니다. 사실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 취재해야 할 기자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관련 MBC 보도]
[단독] ‘유시민’ 이름만 52번 거론…”없는 의혹 계속 추궁” (4.1)
https://imnews.imbc.com/…/article/5694503_32524.html
[단독] “유시민 치고 싶다” 집요했던 요구…柳 “괴물의 모습” (4.1)
https://imnews.imbc.com/…/article/5694504_32524.html


■ 검언유착 실체가 드러나다
채널A 기자는 자신이 이철과 나눈 대화 내용을 한 검사장에게 상세하게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검사장과 나눈 대화를 다시 이철 측에 제시했습니다. 기자가 아니라 전형적인 브로커의 모습이었습니다. 검사장은 수사에 협조하면 봐주겠다는 대답을 서슴없이 기자에게 해줬습니다. 기자와 이철이 가장 듣고 싶어한 바로 그 말이었습니다. 검사장은 대검 범정에 특정 검사를 접촉하면 된다고 구체적인 방법과 사람까지 지목했습니다. 또 이철의 심경과 반응을 기자로부터 전해 듣고는 수사팀에 전달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뭐라는지 계속 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검언유착이 어느 수준에서 이뤄졌는지 다 알 수는 없어도 공통의 목표를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협조하며 사건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것입니다.
[관련 MBC 보도]
[단독] 이철 측이 부적절한 요구?…먼저 접근한 건 채널A (4.1)
https://imnews.imbc.com/…/article/5694505_32524.html
[단독] 尹 총장 최측근 검사장과 통화?…”분명히 그 목소리” (4.2)
https://imnews.imbc.com/…/article/5697203_32524.html
‘검사장 목소리’ 진실은?…’검-언 유착’ 취재 전말 (4.2)
https://imnews.imbc.com/…/article/5697204_32524.html

  1.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없습니다.
  2.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MBC의 최초 단독 보도입니다. 이후 대다수 매체에서 후속보도를 이어가고 있고, 시사프로그램과 시사 라디오 등에서도 검언유착 의혹 관련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유시민 비위 사실 말해라”…MBC, ‘채널A 검언 유착 의혹’ 보도 파문 / YTN, 4.1
    채널 A기자 녹취 “검·언 유착 의혹”…법무부 직접 감찰키로 / KBS, 4.2
    [저널리즘토크쇼J] 선 넘은 협박 취재, 유착인가 일탈인가 / KBS, 4.12 등 (이하 생략)
  3.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직후 채널A는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하고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법무부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채널A 대표를 불러 관련 사항에 대한 보고를 받았고 검언유착과 관련해 명백한 잘못이 드러나면 허가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채널A 재허가를 승인했습니다. 대검찰청 인권부에서 진상조사를 시작했던 검찰은 시민단체 등의 고발 이후 정식 수사로 전환했습니다. 채널A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고 관련자 소환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공수처 출범 이후 이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은 상황입니다.
    해당 기자의 취재과정이 언론 윤리를 어겼다는 언론 시민단체들의 지적도 잇따랐습니다. 시민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해당 기자와 성명 불상의 검찰 관계자를 고발했습니다. 보도 이후 채널A의 종편 재승인연장과 관련해서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채널A 차원의 후속 대책이 필요하단 시민단체들의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4.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MBC는 취재 과정에서 모든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보도를 보더라도 어떠한 법률이나 윤리를 위반한 것이 없습니다. MBC 보도국은 최근 검언유착 의혹 보도에 사내 특종상을 수여했습니다.
    취재 기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점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출입처에서 던져주는 정보를 별다른 검증 없이 써 온 것은 아닌지, 그 과정에서 출입처 취재원들과 가까워지면서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를 이용하며 야합해 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관행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보도로 드러난 한 기자와 한 검사장의 유착은 극단적인 사례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자 사회와 시청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충격적이고 무거웠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시청자들은 기자들이 출입처에 어떤 식으로 동화되고 유착하고 있는지 명백하게 알게 됐습니다. 수준 높아진 독자들 앞에서 기자들은 과거의 관행을 답습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이번 보도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단초가 되리라 믿습니다.
  5.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보도 당사자와 관련한 후속 취재도 진행 중입니다.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MBC 인권사회팀과 법조팀은 공동 취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조팀은 검찰 수사 진행 상황과 내부의 움직임을, 인권사회팀은 이철 전 대표와 관계자들에 대해 취재를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채널A 조사 결과 내용을 단독으로 후속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통화…해당 검사장 맞다”…채널A ‘시인’ (4.10))
    또 최경환 전 부총리와 그의 지인들이 60억 원을 신라젠 전환사채에 투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 후속 보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의미한 취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후속보도를 통해 의혹을 사실 관계로 입증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