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8. 16. 페이스북에 쓴 글

요즘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트렌드는 ‘제도권 엘리트’의 담론 시장 진출이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이야기들은 최근까지도 ‘논객’이나 블로거들이 주도했다. 이들의 주된 비판 대상은 주류 언론이나 대기업, 그리고 관료로 대표되는 제도권 엘리트와 그들의 논리였다. 음모론과 선동적 이야기가 인기를 끈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또는 단행본을 통해 대중적 담론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제도권 엘리트가 눈에 띈다. 사법제도의 현실과 이론에 대해 논의하는 현직 법관, 한미동맹의 실제에 대해 그동안 인터넷 담론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던 대목을 짚어주는 전직 외교부 공무원, 선동적인 경제담론을 반박하는 국채연구기관 연구원과 애널리스트. 이들의 의견이 반드시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는 인테넷 담론 시장 자체를 무시하고 제도권 안에 머물렀던 전문가들이 직접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콜로세움에 뛰어든단 사실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내가 속한 직역 역시 이제 콜로세움에 참전할만한 실력과 개방성을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고, 조직 문화와 시스템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할 텐데 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