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와 형평성

영장 기각은 판사의 재량이다. 이를 따르는 것이 법치주의다. 하지만 법치주의가 판사의 결정을 비판해선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법리적으로 잘못된 판단’이 아니라 ‘형평성’이다. 시의원에게 수 천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조명 설비 업자에 대해선 시원하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대통령 측에 수백 억 원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 삼성 그룹 총수에 대해선 18시간 동안 고심한 끝에 영장을 기각하는 모습을 보며 형평성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물론 조명 업체를 수사한 검사가 삼성을 수사한 검사보다 일을 더 잘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검사는 왜 재벌을 상대하는 검사보다 항상 수사를 잘하는 것일까?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과에서 배치를 매번 잘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유는 아마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번 결정을 많은 사람이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페이스북에 2017년 1월 20일에 올린 글)

법치주의와 형평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