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보다 중요한 것은 윤리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비열하고 저급한 방식으로 욕하는 사람을 ‘애써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이 자기도 모르게 생기는 것까지는 이해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공개적으로 표시하는 것, 예컨대 ‘다른 부분에서 훌륭한 글이고,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는 이해하지만…’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저열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인간들이다.설사 이런 사람들이 옹호하는 결론이 내 생각과 일치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람들은 내 … Continue reading “방향성보다 중요한 것은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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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의 선서 거부와 2년 전의 거짓말

무려 8년 전 오늘 썼던 글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현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일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8년이 지난 오늘 돌아보니, 글의 전체적인 취지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표현이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거짓말을 할 권리 역시 형사법정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의 일부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 Continue reading “8년 전의 선서 거부와 2년 전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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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터무니 없는 소리에 대해 몇 차례 해명의 글을 올렸더니 걱정해주시는 분이 많네요. 마음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괜찮습니다. 이런 저런 비난에 시달리는 것, 써야할 기사 꼭 써야한다고 주장하다 부딪치는 것, 좋은 사람인 척 하다 결정적 이익이 걸린 일이 터지면 가면을 벗는 사람과 상대하는 것, 정도는 다르지만 모두 지난 정부 때도 경험했던 일입니다. 인간 관계? … Continue reading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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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어머니

기자로 일한 지 올해로 13년째다. 그중 사회부 기자로 9년쯤 일했다. 일하면서 만난 사람은 수천 명이 넘는다. 좋은 일로 만난 사람은 별로 없다. 누군가에게는 아픈 일을 취재하기 위해, 아픈 일을 겪었거나, 아픈 일을 다루는 사람들을 만났다. 험한 직업이다. 아픈 일도 겪다 보면 익숙해진다. 아픈 일을 겪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도 무던해진다. 일이니까. 매번 슬퍼하고, 매번 격렬해져선 일을 … Continue reading “9명의 어머니”

2016. 08. 16. 페이스북에 쓴 글 – 건국 논쟁 관련

“大韓民國 建國 50年史는 우리에게 榮光과 汚辱이 함께 했던 波瀾의 시기였습니다. (후략)1998年 8月 15日大統領 金 大 中” 오석태2016년 8월 16일 ·大韓民國 建國 50年史는 우리에게 榮光과 汚辱이 함께 했던 波瀾의 시기였습니다. 國土分斷과 同族相殘 그리고 數十年間의 軍事獨裁로 인한 苦難과 逆境을 이겨내고, 우리는 世界 11位의 經濟大國을 이 땅에 建設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50年만에 이룩한 與野間 平和的 政權交替를 통하여 ‘國民의 … Continue reading “2016. 08. 16. 페이스북에 쓴 글 – 건국 논쟁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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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윙] 동성애와 성경

한때 좋아했던 미드 ‘웨스트윙’, 뒤로 갈수록 미국 정치를 지나치게 미화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관심이 시들해졌다. 그러나 소수민족 출신 대통령(시즌6와 7의 주제)이라는 그저 민주당 판타지처럼 보였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버렸다. ‘웨스트윙’ 작가인 아론 소킨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은 정치 컨설턴트 데이비드 엑슬로드다. 엑슬로드는 이후 오바마 진영에 합류해 사상 최초의 아프리카계 대통령을 만들었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일을 현실로 … Continue reading “[웨스트윙] 동성애와 성경”

송강호는 김용철이 될 수 있을까? – 윌 스미스의 ‘뇌진탕’

  영화 ‘뇌진탕(Concussion)’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12월 개봉 예정이다.(미국 기준) 주연 배우인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벌써 나온다. 영화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윌 스미스가 연기한 법의학자 베넷 오말루 박사는 2002년 전직 미식 축구 선수의 뇌를 부검한 결과 CTE(Chronic traumatic encephalopathy) 증상을 발견했다. CTE는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아 뇌가 크게 손상되는 병이다. CTE 환자는 … Continue reading “송강호는 김용철이 될 수 있을까? – 윌 스미스의 ‘뇌진탕’”

마이클 루이스 “행운의 쿠키를 먹지 마세요.”

‘머니볼’ 작가로 유명한 마이클 루이스의 2012년 프린스턴 대학 졸업식 축하 연설이다. 삶에서 운의 역할을 강조하는 메시지도 좋지만 간명한 문장과 냉소적 유머가 일품이다.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역시 유익하게 읽었다. 지적 열정이나 문학적 야심 같은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번역은 내가 했다. 오역과 의역이 산더미다. 정확한 뜻을 알고 싶다면 영어 원문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마이클 루이스 … Continue reading “마이클 루이스 “행운의 쿠키를 먹지 마세요.””

올리버 색스 ‘내 자신의 삶’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 올리버 색스 박사가 8월 30일(미국 동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연합뉴스는 저명한 신경학자이자 뛰어난 작가였던 색스 박사를 이렇게 묘사했다. 뇌의 신비 탐험한 ‘의학계의 시인’ 올리버 색스 별세(종합2보) 나는 의학과 관련된 색스 박사의 글을 읽은 적이 없다. 그러나 색스 박사가 암 전이를 진단받은 직후 2015년 2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에세이는 감명 … Continue reading “올리버 색스 ‘내 자신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