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안 된 기자들과 청와대 前 행정관의 말바꾸기

어제(9일) 제가 보도한 [“靑 행정관이 막았다”…라임 의혹 녹음 파일 확보] 기사에 대해 몇 몇 기자들이 검찰의 언론플레이 또는 검찰발 보도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MBC [스트레이트]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와 관련된 의혹을 다루는데, 이 건에 대한 관심을 물타기하기 위해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고 저는 검찰의 의도대로 보도한 기자라는 뜻이죠.

▶ [단독] “靑 행정관이 막았다”…라임 의혹 녹음파일 확보 (2020년 3월 9일 / SBS 8뉴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5&aid=0000799047

KBS 최경영 기자는 페이스북에 “어제 MBC 스트레이트에서 ‘검찰총장과 장모님’편을 하기 전에 SBS에서 검찰발 단독보도를 한 것이 과연 우연일까?”라며 “삼성이 물타기하는 법, 기사를 기사로 밀어내는 법, 언론 경쟁사들을 활용하는 법 등등이 검찰의-나는 장난질로 판단하는-언론플레이와 매우 유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 기자는 댓글로는 “금감원 출신 행정관이 청와대 들어가면 일 터지면 이것저것 금감원, 은행 등에 물어보는 것이 일일텐데 그게 업무상에서 나온 말실수인지, 오해인지, 뭘 어떻게 무마시켰다는 건지 아무런 팩트도 없는 단독보도라니. 그것도 검찰발로”라며 저의 보도를 “검찰발” 보도라고 단정적으로 말했습니다. ”제 페북 보고 한 두 개 더 좀 더 냄새나는 거 주지 않을까요?“라는 말도 했더군요.

매일경제의 김기철 기자 역시 고발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가 보도한 라임 관련 인물 장 모 씨의 발언은 “말로써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며 “왜 이런 설익은 내용을 검찰이 공개했을까요.”라며 역시 제가 보도한 기사를 “검찰이 공개”한 것이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고발뉴스 기사를 보면 김기철 기자가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을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김 기자 페이스북에는 이런 내용의 글이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고발뉴스가 왜곡한 것이라면 저에게 알려주시면 김기철 기자 부분을 글에서 지우겠습니다. 아래 첨부 사진은 클리앙, 보배드림 등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기철 기자 페이스북 글 캡쳐화면입니다. )

라임 관련 핵심 인물의 정관계 로비가 있었다는 발언, 그리고 비호 세력 중 한 명이 당시 청와대 행정관 A씨였다는 발언의 녹취가 보도의 가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최경영-김기철 기자와 다투지 않겠습니다. 그분들 마음대로 생각하시고 평가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명백히 사실이 아닌 내용, 즉, 제 기사가 “검찰발 보도” 또는 “검찰이 공개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마땅히 두 사람이 부끄럽게 여겨야 합니다. 사실 지켜보는 다른 기자들이 보면 딱할 지경입니다.

묻겠습니다. 도대체 제 기사가 “검찰발 보도”라고 단정 지은 당신들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기자가 ‘A가 말한 정보는 B로부터 들은 것이다’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A에게 확인을 하거나 B에게 확인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당신들은 제 기사가 “검찰발 보도” 또는 “검찰이 공개”한 것이라고 단정 짓기 위한 근거를 검찰로부터 들었습니까, 아니면 저로부터 들었습니까? 도대체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겁니까?

사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 올린 글에서도 말했지만 제가 확보한 녹음파일은 검찰로부터 받은 것이 아닙니다. 그럼 누가 줬냐고요? 보다 못해 저에게 정보를 제공한 분이 직접 나섰습니다. 라임 사건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김정철 변호사님입니다.

김정철 변호사님은 오늘(10일) 페이스북에 “녹취파일 제공은 내가 했는데 뭔 개소리??? 난 mbc뉴스에 윤총장 뉴스 나가는지도 몰랐는데,,, 조용히 있으려 했는데, 말도 안되는 프레임 짜려고 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 박근혜정부때도 이런 녹취파일 나오면 일단 조사해봐야 하는 거 아녀? 사실인지 아닌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매우 기초적 수준의 기자 수업을 받은 사람이라면 어제 SBS가 보도한 라임 관련 2개의 리포트만 살펴봐도 어디서 정보를 입수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중 한명이 라임 관련 핵심 인물인 장 모 씨와 대화한 ‘녹음 파일’을 보도한 리포트인데 (2번째 기상) 피해자들의 대리인인 김정철 변호사님 인터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기사 중간에는 (피해자의 요청으로 화면과 음성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제가 직접 녹음파일의 한 당사자였던 피해자와 인터뷰한 내용까지 나옵니다.

피해자가 녹음한 파일인데 기사에 피해자 변호사가 나온다? 기자가 피해자랑 직접 인터뷰도 했고? 이걸 보고도 취재원이 피해자의 변호사라는 점을 짐작하지 못했다면 최경영 기자 등은 기자로서 기초적인 능력도 부족한 것이거나 너무나 기사에 대해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시야가 흐려진 상태인 셈입니다.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이런 것이겠죠.

(추가: 그러면 검찰이 이 녹음파일을 입수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얐냐고 물어볼 수 있겠는데, 이건 안 가르쳐드릴 테니 한 번 잘 생각해보십시오. 제가 검찰을 취재하지 않고도 검찰이 피해자 측으로부터 이 동영상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지. 그리 어렵지는 않은 문제입니다. )

실제로 어제 기사가 나가자마자 취재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던 여러 기자들이 김정철 변호사님을 상대로 녹음파일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압니다. 쉽게 말해, 남들은 다 보는 걸 최경영-김기철 기자 같은 사람들만 보지 못한 것입니다.

나아가 MBC [스트레이트] 보도를 의식해 어제로 보도 시점을 정했다는 추측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김정철 변호사님도 말씀하셨지만, 이 기사의 발제 날짜가 월요일로 정해진 건 지난 주였습니다. 저는 심지어 기사 초고를 하루 전인 일요일에 보고했고 당연히 다음날 스트레이트가 어떤 걸 보도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항상 우리 편에 유리한 물타기나 여론몰이에 골몰하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다른 기자들도 그런 식으로 보도시점을 조율하는 줄 아는 모양인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녹음파일에 대해 사전에 전현직 검찰관계자 그 누구와도 이야기해본 적도 없습니다.

이렇게 까지 이야기해야 하는 거 자체가 참 한심합니다. 덧붙이자면 저는 검찰발 보도 자체가 문제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취재원으로부터 윤석열 총장 부인과 관련된 경찰의 내사 보고서 등을 넘겨받았다는 뉴스타파 보도가 경찰발 보도이든 아니든 내용을 보고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 기사이듯, 저는 다른 기사에 대해서도 소스가 어디인지가 아니라 내용이 가치가 있는 것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제가 굳이 어제 제 기사가 “검찰발 보도”가 아니라고 길게 해명한 것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세력에게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 밑도 끝도 없이 음모론을 펼치는 사람들이 지겹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스스로 기자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서글프기까지 하고요.

어제 보도를 이어가는 오늘 제 보도에 대해 몇 마디 더 하겠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오전 기자들을 만나 문제의 전직 행정관 A씨가 장 씨를 잘 알지도 못하며 금감원에 대해 어떤 지시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까지는 A씨가 어제 저에게 전화로 한 말과 동일합니다.

어제 A씨는 장 씨를 아냐고 묻는 저에게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라고 했고 “장 씨를 본적은 없으시냐”라고 묻는 저에게 “네,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 씨를 전혀 본 적도 없다는 말씀이냐”라는 저의 재확인 질문에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참 답답하네요. 어이가 없네…”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흥미로운 말을 건네더군요. “이거는 죄송한데 솔직히 말씀을 드릴게요. 일단은 이걸 기사화 했을 경우에는 저 BH가 같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러니까 제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서서 매우 신중해주셔야 할 문제가 생길 것 같고요”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제가 “어떤 문제가 생긴다는 거죠?”라고 묻자 “아니 아니 어쨌든 저쪽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같이 이야기를 할 것 같아서.”라고 말했습니다.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 묻는 기자에게 “기사화했을 경우 BH가 같이 문제가 된다”라면서 “매우 신중해주셔야 할 문제가 생길 것 같다.”라고 말한 A씨의 의도는 무엇이엇을까요? 제 스스로 짐작가는 바는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장 씨를 전혀 본 적도 없다는 A씨의 말과 배치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 장 씨의 녹음파일에 있었습니다. 장 씨가 A씨에 대해서 피해자에게 소개하면서 “00대학교 00학과 나왔고 XXXX나왔고”라면서 출신대학과 전공, 해외 유학 장소를 이야기했는데, 모두 A씨의 학력과 실제로 일치했던 것입니다.

물론 장 씨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A씨의 명함을 어디선가 구한 뒤, A씨의 출신 대학과 전공은 물론 해외 유학 장소까지 파악한 뒤, 이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말 자체는 아무래도 A씨와 장 씨가 아는 사이일 가능성을 좀 더 높여주는 정황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오늘 오후 A씨로부터 추가 확인한 것이 있다며 새로운 해명을 전했습니다. A씨가 장 씨를 한 번도 만난적이 없는 것은 아니고 지난해 연말 모임에서 친구들과 함께 처음으로 만나 명함만 주고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고, 금감원에 지시한 적도 없으며, 어떤 조사도 받겠다라고 말한 건 동일했습니다.

결국, “장 씨를 본 적이 없다”라고 어제 저에게 말한 A씨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고, 하루만에 A씨가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 ‘라임 핵심 인물’ 본 적 없다더니…말 바꾼 靑 전 행정관 (2020년 3월 10일, SBS 8뉴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5&aid=0000799353

이런 상황에서 저는 적어도 A씨가 “라임 것을 다 막았다”라고 말한 라임 관련 핵심 인물의 발언 녹취는 보도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이 말 자체가 투자자 앞에서 허풍을 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의혹이 큰 사안의 핵심 인물이 직접 자기 입으로 비호 세력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녹음 파일은 그 자체로 보도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실 오늘 SBS는 한 개의 보도를 더 했습니다. 장 씨의 대화 녹음 파일에서 라임 펀드를 인수하려는 “회장님”이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 현금이 풍부한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로비를 해서” 인수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마찬가지 논리로 이것도 장 씨가 피해자 앞에서 허풍을 친 것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추가 취재를 해보니 “회장님”이 인수한 것이라고 지목된 한 컨소시엄의 상조회 인수에 앞서 라임과 직결된 회사로 확인된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이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를 시도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선정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장 씨가 녹음 파일에서 라임 관련 인물이 로비를 통해 인수했다고 밝힌 회사를 라임 의혹의 핵심 회사가 1달 전에 인수하려다 실패했던 사실이 확인 된 겁니다. “회장님”의 컨소시엄이 “로비”를 통해 상조회를 인수했다는 장 씨의 말의 신빙성을 보강하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라임 관련 회사, ‘상조회’ 인수 시도…커지는 로비 의혹 (2020년 3월 10일, SBS 8뉴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5&aid=0000799354

제가 이렇게 구구절절 기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정부에 불리한 기사를 보도하는 기자는 피곤합니다. 하지만 앉은 자리에서 관심법으로 남의 기사를 비난하며 진영논리에 입각한 이야기를 내뱉는 기자들, 친정부 기자은 그런 불편 겪을 일이 없죠. 그럼에도 저는 라임 관련 의혹을 좀 더 취재하고 보도할 생각입니다. 언론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금 최경영 등과 같은 기본이 안 된 기자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 그리 훌륭하지는 않더라도 기본을 지키며 제 할일을 하는 기자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본이 안 된 기자들과 청와대 前 행정관의 말바꾸기

언론비판과 언론혐오의 구분

조금 전 한겨레가 좋은 인터뷰 기사에 엉뚱해 보이는 제목을 붙인 점을 지적하며 언론혐오를 부추기는 것이 왜 위험한지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후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같은 기사를 두고 원래 기사를 작성한 매체인 한겨레21의 홈페이지와 이 기사를 이틀 뒤 다시 전재한 한겨레 홈페이지에 달린 기사 제목이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 사회안전소통센터장 “마스크 대란 원인은 ‘위험소통’ 실패 (한겨레21 / 2020년 3월 6일 / 전정윤 기자)

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48349.html?fbclid=IwAR2gQL7EfM3VznDrBBTh2yzgFxDfYN5S7otVbgAay8XZyPclok-jAzA27gQ

▶ “마스크 대란 ‘공포팔이’ 언론 한몫…보도준칙 따랐나 의문” (한겨레 / 2020년 3월 8일 / 전정윤 기자)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31619.html

(※ 기사 업로드 날짜는 다르지만 내용이 같은 기사임. / 추가: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기사 제목은 기사를 쓴 기자가 아니라 편집을 담당하는 기자가 결정함.)

원래 한겨레21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기사 제목에는 마스크 대란 주된 원인을 (정부의) ‘위험소통’ 실패라고 지적한 인터뷰 내용이 충실하게 반영돼 있다. 반면 이틀 뒤 같은 기사를 다시 올린 한겨레 홈페이지의 기사 제목에는 인터뷰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부 비판이 빠져있다. 마치 언론이 사태를 터무니 없이 부풀린 것이 문제의 주된 원인인 것처럼 제목이 변경돼 있다.

(앞선 글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이 인터뷰 내용은 매우 좋다고 생각하고, 인터뷰를 한 안종주 센터장이 언론의 책임을 지적한 대목도 적절하다고 평가한다. 참고로 인터뷰의 첫 문단은 이렇다: “제가 40년 가까이 보건복지 분야에서 공부하고 일했는데, 마스크 두세 개 사려고 3~4시간씩 줄을 서고 그 줄이 몇 킬로미터나 늘어서는 광경은 사진으로도 본 적이 없어요. 우리 감염병 역사는 물론, 적어도 제 기억엔 전세계 감염병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에요. 마스크 대란만큼은 변명의 여지 없이 정부가 위험소통에 완전히 실패한 사례입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정파적 목적으로 언론혐오를 부풀리는 경향에 대해서 비판했다. 물론 일부 매체는 이슈를 가리지 않고 정략적 목적의 보도를 줄기차게 이어가고 있고, 이는 적어도 2000년대 초반 안티조선 운동 또는 조중동 반대 운동 이후 거의 20년 가까이 우리 사회에서 의제화된 문제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부 매체들의 정략적 보도에 기대서 언론 전체를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방식으로 정략적 또는 사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경향이 너무나 눈에 띄게 극심해지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조국 사태 당시 여러차례 사실을 왜곡하며 언론혐오를 증폭시켰던 유시민 씨와 ‘알릴레오’가 대표적 사례이다. KBS 언론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일부 패널들의 문제 발언들 역시 비슷한 사례로 묶을 수 있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한겨레 페이스북은 아래 동영상 기사를 소개했다….동영상 썸네일에는 “공포와 혐오, 갈등의 바이러스 언론이 숙주다.”라고 적혀 있다.

▶ [영상+] “코로나 정부 책임론, 총선 의식한 정략적 보도” (한겨레신문 / 2020년 3월 8일 / 정준희 교수 동영상 인터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31638.html?fbclid=IwAR3ZlzM_IzMxz0mQBn52MQi6sEfE_GybZ1kfu1pvHsvmWA6MnNt2HjZSrIo

언론혐오가 장사가 된다면, 그 1차적 원인은 언론 매체들이 제공한 것이다. 언론 보도의 수준이 높고 사회적 신뢰를 얻고 있다면 언론혐오를 부풀려 이득을 취하려는 ‘언론혐오 마케터’들이 발 붙일 공간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잘못이 있다고 해서 정략적 목적이 분명한 언론혐오 조장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것 역시 또 하나의 무책임한 행동이다.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없어서도 안 되고 결국에는 없어지지도 않을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쓴 글에서도 말했지만 언론의 잘못은 언론에게, 정부의 잘못은 정부에게 돌려야 한다. 우리 편에 유리한 기사를 쓰거나 객관적으로 훌륭한 보도를 한 매체나 기자는 ‘개념기자’라고 개별적으로 칭찬하고, 우리 편에 불리하거나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는 보도를 한 매체나 기자가 있을 경우 ‘언론’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행태 역시 언론혐오를 부풀리는 방식 가운데 하나다.

정당한 언론 비판은 지금도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편을 보호하기 위해 언론혐오를 부풀리는 일을 멈춰야 한다. 언론비평의 정파화 경향도 돌아보아야 한다.

모든 언론이 쓰레기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는 숨 쉴수 있는 모든 공기가 오염된 세상과 같다. 정당한 언론비판과 정략적 언론혐오를 구분하는 일은 이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가 됐다.

언론비판과 언론혐오의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