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호 탄핵을 진짜 검토했나

김경수 지사 재판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해당 법관 탄핵을 진작에 추진했는데 야당이 반대해서 지지부진한 상태였다는 주장이 있어서 몇 마디 덧붙인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소추 대상 법관으로 “당에서 5~6명을 검토 중”이라면서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민주당은 그 이후 명단을 아직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법농단 사안에 대한 관여의 정도를 기준으로 판단해 볼 때, 홍영표 원내대표가 언급한 민주당의 5~6명 명단에 성창호 판사가 포함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마도 민변 변호사 등이 주축이 된 ‘양승태 사법농단 시국회의’가 1차로 발표한 6명 명단과 비슷한 명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권순일, 이규진, 이민걸, 김민수, 박상언, 정다주)

심지어 원내정당 중 유일하게 탄핵소추 대상 법관 명단을 공개한 정의당이 발표한 내용에도 성창호는 포함돼 있지 않다 (15명 명단)

김경수 유죄 선고가 있기 전에 민주당이 법관 탄핵을 얼마만큼 강하게 추진했는지도 의문이거니와, 애초 민주당이 추진하던 안에도 ‘양승태 키드’라며 김경수 재판을 맡은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성창호 판사의 이름은 없었던 것이다.

민주당은 ‘김경수 지사 유죄 선고’ 이후에야 비로소 성창호의 사법농단 관여 사실을 부각시키며 ‘양승태의 최측근이고 사법농단에 대한 보복성 판결을 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법농단 관여는 그 자체로 법관에 대한 징계와 탄핵을 추진해야 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우리 편에 대해 불리한 판결을 했다는 사실이 법관을 공격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성창호 탄핵을 진짜 검토했나

사법농단은 그렇게 이용될 사건이 아니다

사법농단은 재판의 독립과 사법 정의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다한 끝에 가까스로 드러난 사건이다.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고 사표를 제출한 이탄희 판사의 용기 있는 행동에서 시작돼, 법원 자체 진상 조사의 부실함을 여러 판사들이 잇달아 지적했고, 언론인들은 고발 보도를 이어갔으며,마침내 검사 수십 명이 투입돼 여러 달에 걸쳐 철저히 수사한 끝에 세상에 드러난 사건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여러 달동안 노력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법농단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고, 우리 편과 네 편의 문제도 아닌, 헌법적 가치인 법관의 독립-재판의 독립과 직결되는 중대 사건이기 때문이다.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의 중심인 법원행정처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재판개입’,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법관의 독립을 훼손한 ‘블랙리스트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그 책임을 추궁해, 앞으로 다시는 재판의 독립-법관의 독립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법관들, 기자들, 그리고 수사한 검사들의 뜻일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사법농단은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사건인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보자.

김경수 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의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가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는 임종헌의 지시를 받은 신광렬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시로,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였던 성창호가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된 영장 정보를 신광렬에게 유출했다고 적혀있다. (※ 물론 재판을 통해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검찰의 입장이다.)

공소장의 문장 을 그대로 옮겨보겠다.

“이로써 피고인(임종헌)은 양승태, 고영한과 공모하여, 그 직권을 남용하여 정운호 게이트 의 수사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수사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하여 검찰 수사에 대응할 목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 신광렬에게 영장전담 판사들을 통해 수사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자료를 최대한 신속히 입수 하여 보고하도록 하는 위법·부당한 지시를 함으로써 신광렬, 성창호, 조의연 등으로 하여금 수사 정보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여 보고하게 하는 등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이같이 성창호 판사가 정운호 게이트 수사 정보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보고한 일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당시 영장 재판을 담당한 법관으로서 성창호 판서에게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건 전적으로 타당한 의견이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법원에 제출된 임종헌 공소장에 성창호의 관여 사실이 적시돼 있으니 이를 근거로 대법원이 성창호에 대한 징계심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연히 타당성이 있다.

그렇지만 왜 김경수 도지사와 민주당 의원들은 성창호 판사의 사법농단 관여 행위에 대해서 ‘김경수 지사에 대한 유죄 선고’가 있기 전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가? 왜 유죄 선고가 내려진 이후에야 마치 이제서야 깨달았다는 듯이 성창호 판사가 ‘양승태 키드’고, 성창호 판사의 판결이 ‘양승태 사단의 반격’이라고 공격하는가?

만약 성창호가 법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면 김경수 지사 재판과 관계 없이 재판배제나 징계를 주장했어야 하고, 김경수 지사는 형사적으로 피고인에게 보장된 절차인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어야 한다. 법관으로서의 자격, 사법농단 관여 행위의 적절성 여부는 ‘김경수 지사에 대한 재판 결과’와 관계 없이 그 자체로 적용되어야 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한 책임 추궁은 여야의 문제도 아니고,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 편’에 대한 재판 결과와 관계 없이 중요하고 중대한 일이다. 그런데도 자기 편인 김 지사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갑자기 사법농단 관여를 이유로 재판부를 공격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진영논리적 잣대로 재단하는 것이며, 오히려 사법농단이라는 중대한 헌법적 사건을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켜 그 의미를 퇴색시키는 잘못된 행동이다.

정리해보자. 사법농단에 관여했고, 법관으로서 문제 있는 행동을 한 것이라면 형사처벌까지는 아니더라도 징계나 재판배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히 타당하다. 판사직 탄핵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사법농단 관여 행위 자체에 대한 부적절성을 놓고 판단해야 할 문제다. ‘우리 편에게 불리한 판결을 했다’는 사실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침묵하다가, 불리한 결과가 나오니 사법농단 관여 사실을 언급하며 재판장을 공격하는 태도는 오히려 사법농단 사건의 의의에 먹칠을 하는 최악의 정치적 행태다.

사법농단은 그렇게 이용될 사건이 아니다

양승태 구속

길고 길었던 한 단락이 마무리됐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고,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될 때도 느끼지 못했던 기분이다.

그동안 있었던 놀라운 일들을 지켜보고 기록하느라 내 몸과 마음은 너덜너덜해졌지만, 이제는 역사의 한 채프터가 확실하게 넘어간 것 같다.

양승태 구속

[취재파일] 서영교와 양승태의 공통점과 차이점

※ 아래 취재파일을 소개하면서 2019년 1월 21일 페이스북에 쓴 글

[누구에게나 선의는 있다]

‘선의로 했으니 다르다.’
‘살아온 인생이 다르니 다르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믿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선의가 있고, 누구에게나 온힘을 다해 소중하게 살아온 인생이 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분들이 나쁜 사람들이라 비판받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비판받는 겁니다.

남들을 비판하고 손가락질 할만큼 너는 훌륭하느냐고 물으신다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는 대단한 양심이나 사명감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그저 직업윤리에 충실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래도 남들을 지적할 때 한번쯤 스스로를 돌아보는 염치는 잃지 않도록 애쓰겠습니다. 취재파일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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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차이점부터 말해보자. 한 사람은 여성이고, 한 사람은 남성이다. 한 사람은 선출직 공무원인 국회의원이고, 다른 한 사람은 선출되지 않는 대법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한 사람은 개혁 세력이라고 불리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고, 다른 한 사람은 보수 정권에서 대법원장으로 임명된 법조인이다. 한 사람은 사법개혁을 외쳤던 인물이고, 다른 한 사람은 사법개혁 요구를 방어하는 위치에 있던 사람이다. 그 밖에도 두 사람 사이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차이점이 있다.

● 서영교와 양승태의 놀라운 공통점

놀라운 것은 서영교와 양승태,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검찰이 지난 15일 추가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서영교 의원은 당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이었던 임종헌 전 차장을 통해 재판부에 재판 청탁을 했다. 공소장 내용 일부를 직접 인용해보겠다.

“서영교 의원은 2014년 12월경 서울시 중랑구에 있는 행사장 등지에서,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의 0000을 맡고 당선 이후에는 0000을 수행하는 등 정치적으로 자신을 보좌하는 관계에 있는 A로부터 ‘제 아들인 B가 강제추행미수죄로 재판을 받게 되었으니 법원에서 벌금형의 선처를 받게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게 되자 도와주기로 마음먹고 그때부터 자신의 보좌관인 C로 하여금 수시로 강제추행미수 사건 진행 상황을 확인하게 하여 이를 보고 받았다.

그 후 서영교 의원은 2015년 5월 18일경 보좌관 C로부터 B가 피해자와 합의를 하였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구속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 국회 파견 근무 중이던 김 모 판사를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자신의 의원실로 불러 김 모 판사에게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강제추행미수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B에 대하여 2015년 5월 21일 선고가 예정되어 있는데 벌금형의 선처를 받게 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였다.

이에 김 모 판사는 2015년 5월 18일 17시 31분경 임종헌에게 ‘서영교 의원이 직접 이야기한 내용입니다. 서영교 의원은 피고인이 공연음란의 의도는 있었지만 강제추행의 의도는 없었고, 추행의 의사가 없었으니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입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서영교 의원으로부터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과 관련한 요청을 받았음을 보고하였다.

임종헌은 김 모 판사로부터 위와 같은 서영교 의원의 요청 내용을 보고받고, 당시 상고법원안 발의에 서명하였음에도 법안 통과에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던 서영교 의원을 설득하고 향후 사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 법안 등에 대해 도움을 받기 위해 서영교 의원의 요청 내용을 강제추행미수 사건 담당 판사에게 전달하여 요청 취지가 재판에 반영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임종헌은 청탁을 서울북부지방법원장에게 전달했고. 당시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은 이 사건을 맡은 판사에게 임종헌이 부탁한 내용을 다시 전달했다. 하지만, 해당 판사는 부탁을 거절했다. 선고기일을 연기하지 않았고 죄명 역시 변경하지 않았다. 다만, 성범죄 관련 전과가 있는 강제추행미수 피고인에게 선고하는 형량으로는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이상의 공소사실은 임종헌 전 차장의 첫 번째 공소장에 기술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된 재판 청탁 의혹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다만, 이 사건에는 서영교 의원이 아니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등장한다.

이 사건 관련 검찰의 공소사실은 너무나 길기 때문에 직접 인용은 하지 않겠다. 요약하면 이렇다.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차한성-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잇달아 공관으로 불러,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원심 확정을 미루고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다시 논의해달라고 청탁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에 유보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던 청와대를 설득하고 향후 사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 법안 등에 대해 도움을 받기 위해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하고, 2016년 9월 이민걸 당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등을 외교부에 보내 청와대 요구대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할 방침이란 사실을 통보하도록 했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소부에서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김용덕 전 대법관에게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지 않고) 소부에서 원심대로 판결이 확정되면 국제법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 서영교 사건과 양승태 사건, 청탁 구조는 동일하다

서영교 사건과 양승태 사건, 두 사건의 구조를 보기 쉽게 간략히 도식화시키자면 다음과 같다.
(※ 검찰이 제기한 임종헌 전 차장의 공소사실을 근거로 재구성한 것. 재판을 통해 확정된 사실은 아님)

[서영교 의원 관련 사건 청탁 흐름도]

서영교 -> 국회 파견 판사 -> 법원행정처(차장) -> 해당 법원장 -> 담당 판사

[강제징용 소송 관련 사건 청탁 흐름도]

청와대 -> 법원행정처(기조실장) -> 해당 법원장(대법원장) -> 담당 판사(대법원 소부 주심 대법관)

서영교 사건에서 청탁자는 서영교, 전달자는 국회 파견 판사와 법원행정처 차장, 수신자는 해당 법원장(서울북부지방법원장)과 해당 판사다(지방법원 형사 단독 판사).

강제징용 사건에서 청탁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청와대, 전달자는 법원행정처장, 수신자는 해당 법원장(양승태 당시 대법원장)과 해당 판사(당시 주심 대법관)다.

한눈에 봐도 두 사건의 구조가 사실상 동일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서영교 사건은 사이즈가 매우 축소된, 미니 강제징용 사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중요도와 재판의 규모가 작을 뿐이지 ‘재판에 대한 권력자의 부당한 청탁’이라는 본질은 똑같다는 뜻이다. 특히,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서영교 의원은 강제징용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맡은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 물론 법원행정처 자체가 대법원장의 비서 조직이기 때문에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경우 청탁의 전달자이자 수신자 역할을 동시에 한다고 보고 있다. 즉, 사법농단의 ‘몸통’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도식에서는 서영교 사건과의 비교를 위해 역할 구분을 단순화시켰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또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자신들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 결과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조서 열람 과정을 포함해 4일 이상 검찰에 출석했지만 거의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서영교 의원은 국회 파견 판사를 만난 사실 자체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민주당이 전했다.

● 같은 사법농단, 다른 반응 : 집권여당의 기준은 무엇인가?

하지만 역시 두 사람의 차이는 작지 않다. 특히 집권 세력인 민주당이 두 사람에 대해 180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은 다시 상식이 되어야 한다. 그 출발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모든 범죄혐의가 낱낱이 밝혀지고 그 대가를 온전히 치르는데서 시작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하루 빨리 검찰에 자진출두하고 국민께, 또 일제강제징용 피해자께, 그리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께 사죄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서영교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에 대해선 “서 의원이 당과 사법개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수석부대표 및 관련 상임위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를 수용하였다.”라고 밝혔을 뿐이다. 민주당은 서영교 의원에 대해선 “법은 만민 앞에 평등하다”며 “자진출두”하라고 요구하지도 “범죄혐의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도 않았다.

● 검찰의 판단에 쏠리는 시선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선 기소에 앞서 구속영장을 청구해놓은 상태다. 서영교 의원에 대해선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서 의원이 응하지 않았다며, 일단 서면조사만 해놓은 상태다. 검찰은 현재는 법원행정처의 재판개입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해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치인 등 재판개입 관련 법원 외부 인사에 대한 처벌 가능성 문제는 법원행정처의 재판개입 수사 이후 충분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부터 처리하고, 서영교 의원 등 정치인 문제는 나중에 결정하겠단 뜻이다.

서영교와 양승태, 두 사람에 대한 검찰의 태도는 과연 두 사람의 공통점이 될까, 아니면 차이점이 될까. 사법농단과 관련된 두 사람의 공통점에 검찰이 주목할지, 아니면 살아 있는 권력인 여당의 주요 정치인과 지난 정권이 임명했던 퇴임 대법원장이라는 차이점에 주목할지,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

※ 이에 대해 서영교 의원은 “내가 국회 파견 판사를 만나 청탁했다고 검찰이 제시한 2015년 5월 18일에 나는 오전에 광주광역시 행사를 갔다가 오후에 서울로 돌아왔다. 이후 또 일정이 있어서 그날 국회파견판사를 만나는 것은 불가능했다. 또, 5월 16일은 토요일, 5월 17일은 일요일이라 역시 만나는 것이 불가능했다. 또, 당시 기록을 살펴봐도 국회 파견 판사를 만난 기록이 없고, 만난 기억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104631&plink=TOPCARD&cooper=SBSNEWSSPECIAL&fbclid=IwAR1cI9ssmRMa_Q4xZQcgXP1W-otXbpaY21ZGXtsUY8Iq2bciZTAFWACRI_o&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취재파일] 서영교와 양승태의 공통점과 차이점

그렇다면 고발을 취하하십시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선 적자국채 등과 관련해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동연 전 부총리가 아주 적절하게 잘 해명을 했다”고 말하면서, 김 전 부총리의 페이스북 글과 비슷한 취지의 답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판단에 대해서 소신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전제했습니다. 하지만, “정책 결정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신재민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과정을 통해서 결정되는 것이고”며 “정책 최종 결정권한은 대통령에게 있고, 국민들이 선거를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재민 사무관이 “그 문제를 너무 비장하게 너무 무거운 일로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당부도 했습니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설명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의 답변도 신재민 전 사무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따뜻한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와 문 대통령 사이엔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이미 퇴직한 김동연 전 부총리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신재민 전 사무관을 공무상기밀 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기획재정부를 지휘하는 “최종 결정권한”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의 말 대로 “신재민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과정을 통해서 결정된 것”에 대해 신 전 사무관이 잘못된 폭로를 했다면,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은 허위이기 때문에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공무상 기밀로 판단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재부의 이번 조치도 공직 사회의 내부 고발자들에 대해 지난 정부들이 그랬던 것 처럼 신 전 사무관의 입을 막기 위해 무리한 고발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기재부의 조치는 “그 문제를 너무 비장하게 너무 무거운 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문 대통령의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충고와도 배치됩니다. 친정인 기획재정부에게 고발을 당해, 평범한 사람이라면 평생 한번 겪기도 어려운 검찰 수사를 준비해야 하는 신 전 사무관이 이 문제를 “너무 비장하게 너무 무거운 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는 없을 겁니다.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비장하고 무거운 일이라는 것은 인권변호사로 오랫동안 일해온 문 대통령이 더욱 잘 알 것입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장이 맞는지, 아니면 적자국채 관련 정책 등은 종합적이고 정상적 검토 끝에 이뤄진 일이라는 정부의 주장이 맞는지 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진위가 검찰에서 가려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신 전 사무관의 소신을 존중하고 염려하다면, 검찰 수사의 부담을 신 전 사무관 개인이 감당하는 상황 역시 대통령의 뜻과 맞지 않을 것입니다.

기획재정부의 다른 정책에 대해 최종 결정 권한을 행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 고발 역시 문 대통령이 취하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발을 취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