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저널리즘이 콘텐츠 혁신?

“스낵 콘텐츠의 죽음(Death of Snackable Content)”이라는 글의 일부를 번역했다.카드로 정리하고, 드립치고, 간편하게 소비하고 버릴 수 있게 만드 것이 뉴미디어 저널리즘이라고 주장하는 세태를 바라보며 근심하던 참에 이런 글을 발견해 반가웠다. 나 역시 늘 주장했던 이야기지만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이준석 씨도 페이스북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미쿡 사람이 영어로 쓴 글이니 내 이야기보다는 더 진지하게 읽어줄 것 같아 부족한 솜씨지만 핵심 대목을 한국어로 옮겼다. 의역과 오역의 난무는 혜량해주시길. 영어 원문은 아래 링크 참조.

“Death of Snackable Content”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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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클릭미끼(clickbait)’의 길로 우리를 인도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에 대한 정보든 누구나 찾을 수 있고, 관심 분야가 아무리 협소(niche)하더라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는 장소를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자수에 빠져 있는가? 스스로를 문자성애자(logophiliac)라고 생각하나? 필록싱(piloxing: 유산소 운동의 일종)에 열광하고 있나? [인터넷에는] 각각의 관심사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누군가의 특별한 관심사를 충족시키는 일이 이보다 더 쉬웠던 적은 없었다.

수제맥주(craft-beer) 운동만 살펴봐도 그렇다. 맥주제조 협회에 따르면 맥주를 직접 만드는 술집이나, 지역(local) 양조장 또는 소규모 양조장의 수는 2008년 1,521곳에서 2014년 3,200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벌어진 일은 또 어떤가? 블루 보틀 커피(Blue Bottle Coffee)는 최근 다른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막대한 액수인 7천만 달러를 모았다. ‘주문받아 내리는 커피(brewed-to-order coffee)에 대한 거의 컬트적 열광 덕분이다. (그리고 블루 보틀이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

소규모 자영업자가 생산한 제품에 대해 전국적 관심을 만들어냄으로써 인터넷은 혜성같은 인기를 일으킨다. 인터넷은 또 수제맥주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소비하는 상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해주고, 그래서 아마추어 양조업자나 커피 로스터/메이커가 기술을 더 열심히 집에서 연마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은 음료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Etsy는 인터넷이 협소한 관심사 그룹(niche interest groups)을 부상시키고 있는 방식을 설명하는 또 다른 증거다. [Etsy에서는] 웨어러블 식물(Wearable Plants)부터 치료용 크리스탈까지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고, 살 수 있고, 팔 수 있고 또 그런 물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다. Etsy의 최근 IPO를 보면 이런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다. 핀터레스트 역시 DIY 애호가나, 글루텐-프리 또는 채식 팔레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자원을 제공한다. 블로그(blog sphere)는 폰트나 미니멀리즘 가구 또는 재테크에 대한 전문가들로 가득 차 있다. 유튜브는 ASMR팬이나 패션 아이템을 소개하는 사람들(fashion hauler)이 제작한 비디오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들의 견고한 근거지다. 이제 어떤 ‘협소한 관심사(niche)’도 탐구하기에 너무 협소하지 않다.

‘협소한 관심사가 주류로 부상하는 패턴(The pattern of niche-to-mainstream)’은 우리가 구입하는 물건에 국한되지 않는다. TED는 원래 학술 연구자들이 신경과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교육 전문가들이 학교가 창의성을 제약하는 방식에 대한 견해를 공유하고, 사회학자들이 인구 성장의 이면에 있는 핵심적인 숫자들에 대해 탐구하는, 정책충(wonk)과 과학오타쿠들(nerd)을 위한 특별한 컨퍼런스로 시작했다. 이 모든 주제들은 오늘날의 산만한 소비자에게는 너무 지루하거나 너무 깊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ED 비디오는 수천만 그리고 또 수천만의 조회수를 끌어모았다.

활력넘치는 하위문화(subcultures)는 온라인 또 오프라인에서 분명히 중요한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커뮤티니의 구성원들은 의미 있고, 사려 깊고 그리고 뭔가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는 콘텐츠를 갈망하고 있다. 그들은 깊숙하게 들어가고, 이미 세련된 그들의 지식에 뭔가를 더해주는 콘텐츠에 굶주려 있다. 열정적 사람들에게 “스낵 콘텐츠(snackable content)”는 충분한 것이 아니다.

취미를 가져라(Get a hobby!)
독자로서 우리는 피상적 기사들이 매력을 잃기 전까지는 그런 것들을 클릭할 수밖에 없다. 좋은 콘텐츠인척 하는 쓰레기들이 엄청나게 많고, 독자들은 껍질과 알맹이를 구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더 나아가, 엄청나게 여러 분야에 걸친 주제들을 계속 클릭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다. 주의력 결핍 장애(ADD) 같은 정신상태는 지속가능하지 않고 만족스럽지도 않다.

밀레니엄 세대(Millennials)가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왜냐하면 이 세대는 개성(individuality), 열정(passion) 그리고 창조성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배우는 것과 취미는 이들에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들은 의미있다고 느끼는 활동을 찾고 있다. 관심사(그리고 그런 관심사에 대한 지식)는, 이들이 소비하는 물건들이 그렇듯, [이 세대 구성윈들] 정체성의 중요한 일부다. 그것이 저작권 침해 행위(piracy)에 대한 뉴스 기사이든 아니면 단일 품종에서 추출한 핸드 드립 커피(single-origin pour-over coffee) 한잔에 대한 것이든 말이다.

길고 특별한 콘텐츠에 대한 늘어나는 수요는 출판 사업의 미래를 형성할 것이다.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에 대한 한 기사는 방문자수(unique visitors) 3천1백만, 페이지뷰 8천7백만을 기록한 긴 형태의 블로그인 Wait But Why에 주목한다. 이 블로그는 평균 2천자가 넘는 기사 80개를 통해 이 숫자를 달성했다.

“누군가를 매혹시킬 수 있다면 – 다시 말하지만 정말 잘 쓴 글로 정말로 진정으로 매혹시킬 수 있다면 – 그건 그들이 공유하길 원하는 뭔가가 됩니다.” Wait But Why의 창업자인 앤드류 핀이 말했다.

출판업계는 특정한 주제에 대한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런 독자를 관련산업과 연결시키는 것이 대중을 겨냥한 대량 생산 콘텐츠보다 훨씬 더 가치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독자들은 더 좋은 콘텐츠를 통해 이득을 얻는다 그리고 출판업자들은 훨씬 효과적인 수익화 기회를 통해 이득을 얻게 된다. 눈알굴리기(eyeball)가 아니라 참여(engagement)가 근본적인 추동력이 될 것이다.

물론 “당신보다 인간적인 고양이 27마리” 같은 기사들은 언제나 그자리에 존재할 것이다. 왜냐하면 불량식품이 필요할 때가 누구에게나 이따금씩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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