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망가지려는 건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고위 인사 관련 비위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고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고 여러 언론사가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길이고,

문재인 정부 고의 인사 관련 비위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고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고 여러 언론사가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선출된 권력을 위협하는 “사법쿠데타”이고, 기득권 동맹의 반격이고, “위기의 민주주의”를 불러오는 일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우리 편”이 투표하지 않은 정권이라 선출된 권력이 아니고, 문재인 정부는 “우리 편”이 투표한 정권이라 선출된 권력인가?

그래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회복이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선출된 권력에 대한 도전인 것인가?

말 같잖은 소리를 어디까지 지껄이나 두고보다가 도저히 눈뜨고 못 봐줄 지경이라 몇 마디 남긴다.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따른 견제와 언론의 감시가 아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그 지지자들이 과장된 피해의식과 유아적인 자기중심적 세계관에 젖어 폭주할 때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선출된 권력이 사법기관과 언론에 의해 감시받고 견제받는 것이 정상적 민주주의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과 그 지지자들이 자신들을 견제하는 검사와 법관 그리고 언론인들을 표적으로 삼아 조리돌림하는 것이 전체주의다.

‘촛불’은 체제를 바꾸는 혁명이 아니었다. 국가의 기능을 복원하자는 주권자들의 목소리였다. 문재인 정부 역시 기존의 법치주의 원리를 무시할 수 있는 혁명 정부가 아니다. 10년 만에 다시 등장한 민주 정부, “선출된 권력”도 아니다. “정조대왕 사후” 이 땅에 세 번째로 들어선 개혁 정권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지지하는 정부는 특별하다는 초헌법적이면서도 유아적인 생각이 정권의 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도대체 어디까지 망가지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