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루이스 “행운의 쿠키를 먹지 마세요.”

‘머니볼’ 작가로 유명한 마이클 루이스의 2012년 프린스턴 대학 졸업식 축하 연설이다.

삶에서 운의 역할을 강조하는 메시지도 좋지만 간명한 문장과 냉소적 유머가 일품이다.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역시 유익하게 읽었다. 지적 열정이나 문학적 야심 같은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번역은 내가 했다. 오역과 의역이 산더미다. 정확한 뜻을 알고 싶다면 영어 원문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마이클 루이스 “행운의 쿠키를 먹지 마세요”(“Don’t Eat Fortune’s Cookie”) 원문 링크

감사합니다. 틸만 학장님. 이사회 여러분 그리고 친구 여러분. 2012년 졸업생 부모님 여러분. 무엇보다 2012년 프린스턴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 자신을 위해 박수 한번 칩시다. 교회 안을 둘러봤는데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일이 또 생긴다면 그 때는 환호하는 것이 어색할테니까요. 이 순간을 즐기세요.

30년 전 나는 여러분이 서 있는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어떤 나이 많은 사람이 삶의 교훈을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한 마디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누가 그 연설을 했는지조차 이제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졸업 그 자체입니다.여러분은 흥분해있고, 심지어 안도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여러분 모두 그렇겠지요. 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는 완전히 분개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내 인생 최고의 4년을 보냈고 또 바쳤는데 이게 그들이 내게 감사를 표하는 방식이었죠. 나를 쫓아내는 것 말입니다.

당시 한 가지 점에 대해서는 확신했습니다. 내가 대학 밖에서 통하는 경제적 가치를 전혀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는 점 말입니다. 나는 예술사를 전공했습니다. 당시에도 그건 미친 짓으로 생각됐습니다. 여러분 대부분보다 그때의 제가 시장에 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쩌다보니 부유하고 유명해졌습니다. 뭐, 그런 셈입니다. 이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세상에 나가 경력을 쌓기 전에 경력이란 것이 얼마나 신비롭게 풀릴 수도 있는지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프린스턴을 졸업할 때까지 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또 어떤 장소에 대해서도 단 한 단어도 출판한 적이 없었습니다. 나는 the Prince를 위해 글을 쓰지 않았고, 다른 누구를 위해서도 글을 쓴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프린스턴에서 예술사를 연구하면서 나는 문학적 야심에 대한 첫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일은 졸업논문을 쓸 때 벌어졌습니다. 내 조언자는 정말로 재능있는 교수이자, 고고학자인 윌리엄 차일즈라는 분이었습니다. 내 논문은 이탈리아 조각가 도나텔로가 그리스와 로마 조각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 요점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지만 내가 언제나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었죠. 차일즈 교수님이 실제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신만이 아시겠지만, 교수님은 내가 논문에 몰두하도록 도우셨습니다. 몰두 이상이었죠. 집착했습니다. 논문을 제출할 때 나는 남은 인생 동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디. 졸업 논문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책을 쓰는 것이었죠.

그리고 논문 디펜스에 나섰습니다. 여기서 겨우 몇 야드 떨어진 맥코믹 홀에서였습니다. 나는 귀를 열고 내 논문이 얼마나 잘 쓰여졌는지 차일즈 교수님이 말씀하길 기다렸습니다. 교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았죠. 그리고 45분 쯤 지난 후 결국 내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문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렇게 표현하겠네.” 교수님이 말했습니다 “절대로 글쓰기를 생업으로 삼지 말게나.”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 실제로는 말이죠. 나는 무엇을 할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을 했습니다. 대학원에 갔죠. 밤에 글을 썼습니다.별로 효과는 없었습니다. 무엇에 대해 써야할지 단서가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어느날 밤 저녁식사에 초대됐는데, 살로몬 브라더스라는 대형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에서 일하는거물급 인사의 아내 옆에 앉았습니다.

그녀는 내게 일자리를 주라고 남편에게 압력을 넣었죠. 나는 살로몬 브라더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살로몬 브라더스는 우연히도 새롭게 창조되고 있던 월스트리트 한복판에 있었죠 – 우리가 모두 알게 되었고 사랑하게 된 그런 장소로 말입니다. 그곳에 갔을 때 나는 우연히도 커져가는 광기를 관찰하기에 최적의 장소에 배치됐습니다. 그들은 나를 파생상품에 대한 내부 전문가로 만들었습니다. 1년 반 뒤 살로몬 브라더스는 내게 전업 투자가들에게 파생상품에 대해 조언하라며 수십만 달러짜리 수표를 줬습니다.

이제 쓸 주제가 생겼습니다. 살로만 브라더스였죠. 월스트리트는 너무 정신이 나가서 갓 프린스턴을 졸업했고 돈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돈에 대한 전문가인 척 하라며 적지 않은 돈을 줬습니다. 나는 두 번째 졸업논문에 발을 들여놓은 것입니다.

나는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선인세로 4만 달러를 주는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수백만 달러가 약속된 직장을 그만둘 예정이라고 말씀드렸죠. 전화기 반대편에서 긴 침묵이 흘렀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왜요?”

“살로몬 브라더스에 10년만 더 다녀라. 재산을 모으고, 그 다음 에 책을 쓰거라.”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나는 지적 열정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 왜냐하면 나는 이곳, 프린스턴에서 그것을 느꼈으니까요 –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그 열정을 느끼길 원했습니다. 나는 26살이었습니다. 만약 36살까지 기다렸다면 아마 절대 해내지 못했을 겁니다. 느낌을 잊어버렸겠죠.

내가 쓴 책은 ‘라이어스 포커’입니다. 100만부가 팔렸죠. 나는 28살이었습니다. 나는 경력이 있었고, 작은 명성이 있었고, 작지 않은 재산이 있었고, 내 인생을 설명하는 이야기 방식(narrative)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갑자기 나를 타고난 작가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나조차도 진실에 더 가까운 다른 설명 방식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운(運)이 었죠. 살로몬 브라더스 사모님 옆에 앉아 저녁 식사를 할 확률이 얼마나 될가요? 한ㅅ 시대의 이야기를 쓰기에 가장 적합한 월스트리트 회사 내부에 안착할 확률은요? 업계를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에 배치될 확률은요? 상속권을 박탈하는 대신 한숨 한 번 쉬고 “꼭 해야한다면 하거라.”라고 말하는 부모를 가질 확률은요? 프린스턴 예술사 교수가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도록 부채질 할 확률은요? 애초에 프린스턴에 들어갈 확률은요?

이건 그냥 가식적 겸손이 아닙니다. 내용이 있는 가식적 겸손입니다. 내 사례는 성공이 어떻게 늘 합리화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성공이 행운 덕분이라고 설명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 특히 성공한 사람들은요. 나이를 먹어가고, 성공하면서, 사람들은 성공에 어딘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삶에 있어서 우연한 일의 역할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도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거든요.

나는 이것에 대한 책을 썼습니다. ‘머니볼’입니다. 겉보기에는 야구에 대한 것 같지만 사실 다른 것에 대한 책입니다. 프로야구에는 가난한 팀과 부유한 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돈을 선수들에게 씁니다. 내가 책을 쓸 때 프로야구에서 제일 부유한 구단은 뉴욕양키스였습니다. 선수 25명에게 1억 2천만 달러를 썼죠. 제일 가난한 팀은 오클랜드 에이스였습니다. 3천만 달러를 썻습니다. 그러나 오클랜드 팀은 양키스만큼 많은 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오클랜드보다 부유한 다른 팀들보다 더 많은 경기에서 이겼습니다.

이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부유한 팀들이 최고의 선수들을 사들여서 항상 승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클랜드 팀은 뭔가를 깨달았습니다: 부유한 팀들이 누가 최고의 야구 선수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죠. 선수들의 가치가 잘못 평가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장 큰 하나의 이유는 전문가들이 야구에서 성공하는데 있어 운(運)의 역할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수들은 다른 선수의 행동에 의해 좌우되는 것들을 해냈다는 이유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투수들은 승수를 근거로 돈을 받았고, 타자들은 득점권에서 안타를 쳤다는 이유로 돈을 받았습니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통제범위 밖에 있는 일들 때문에 비난을 받거나 칭찬을 받았습니다. 예컨대, 때려낸 공이 우연히 필드 안에 떨어지는 일 같은 것으로 말입니다.

야구나, 스포츠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1년에 수백만 달러를 받는 기업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업계에 있던 사람들이 언제나 그랬던 것과 정확히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모든 움직임을 평가하는 몇 백만명의 사람들 앞에서요.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모든 것에 통계를 앞세웁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잘못 평가됐습니다 – 왜냐하면 더 넓은 세상이 그들의 운(運)에 눈을 감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한 세기 동안 계속돼 왔습니다. 우리 모두의 코 앞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 이것이 어떤 가난한 팀에게 너무나 관찰하기 좋게 작용해서 도저히 눈치채지 않을 수 없게 되기 전까지 말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렇게 묻게됐습니다. 만약 수백만 달러를 받는 프로 운동 선수 한 명이 잘못 평가될 수 있다면 누구인들 안 그럴까? 순수하게 성과로 평가받는 체계여야 하는 프로 스포츠가 운과 실력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누가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머니볼’ 이야기에는 실용적 의미가 있습니다. 만약 더 나은 데이터를 이용한다면, 더 나은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 이용 가능한 시장의 비효율성이 언제나 있다는 것. 그리고 기타 등등 입니다. 그러나 ‘머니볼’에는 더 포괄적이지만 덜 실용적인 메시지가 있습니다. 인생의 결과를 보고 속지말라는 것입니다. 인생의 결과는 완전히 우연은 아니더라도 그 안에 엄청난 분량의 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만약 누군가 성공했다면, 일단 운이 좋았던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운에는 의무가 따릅니다. 여러분은 빚을 진 것입니다. 단지 신에게만 빚을 진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운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빚을 졌습니다.

이런 얘기를 이런 연설에서 하는 것은 이것을 여러분이 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금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살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내 집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주립대학 심리학과 연구자 한 쌍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학생들을 실험용 쥐로 선택했습니다. 그런 뒤 그들은 학생들을 팀으로 나누고, 성별에 따라 분리했습니다. 남자 3명 또는 여자 3명이 한 팀이 됐습니다. 그런 뒤 이 3명으로 구성된 팀들을 한 방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팀원 3명 중 한 명을 임의로 리더로 지정했습니다. 그런 뒤 그들에게 해결하기 복잡한 도덕적 과제를 부여했습니다. 학술연구에서 속임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또는 캠퍼스 음주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였다고 칩시다.

문제를 풀기 시작한지 정확히 30분 후 연구자들은 각 그룹에 끼어 들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방에 쿠키 한 접시를 들고 들어갔습니다. 쿠키 4개였습니다. 팀은 3명의 사람으로 구성됐지만 쿠키는 4개였습니다. 모든 팀 구성원들은 분명히 쿠키 하나를 갖게 되지만, 그래도 4번째 쿠키가 그대로 남습니다. 어색해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믿을 수 없을정도로 일관되게 그룹 리더로 임의로 임명된 사람이 네 번째 쿠키를 집어 들었니다. 그리고 그걸 먹었습니다. 그냥 먹은 정도가 아니라 입맛을 다시며 먹었습니다. 입술을 쩝쩝 거리고, 입을 벌리고, 입 주변에 침을 묻혔습니다. 마지막에는 네 번째 쿠키의 잔여물이 그리더의 셔츠에 부스러기로 남았습니다.

이 리더는 어떤 특별한 과업도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특별한 가치도 없었습니다. 이 사람은 그냥 우연히 선택됐습니다. 30분 전에 말입니다. 그의 지위는 그저 운이 좋아서 얻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지위는 이 쿠키가 당연히 자기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 실험은 월스트리트의 보너스와 CEO 연봉을 설명하는 걸 도와줍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인간 행동을 설명하는 걸 돕는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새로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여러분은 그룹의 리더로 임명된 셈입니다. 여러분의 임명은 아마 완전히 임의적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반드시 이 임명의 임의적 측면을 의식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운이 좋은 소수입니다. 부모 운이 좋았고, 나라 운이 좋았고, 운 좋은 사람들을 입학시켜 운 좋은 사람들끼리 소개시켜주고 그럼으로써 더 운이 좋아질 기회를 늘려주는 프린스턴 같은 곳이 존재해서 운이 좋았습니다.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누구도 여러분이 자신의 이익을 뭔가를 위해 희생할 것이라고 실제로는 믿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 운이 좋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여분의 쿠키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더 많은 쿠키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여분의 쿠키를 먹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울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여러분은 아마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척이라도 한다면 여러분은 더 행복해질 것이고, 세계는 더 나은 곳이 될 것입니다.

절대 잊지 마세요: 조국을 위한 헌신. 모든 나라를 위한 헌신. [프린스턴 대학의 비공식 모토]

감사합니다.

그리고 운이 좋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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